유대인학살 부정, 나치 추종…佛 르펜 측근들 전력 공개로 곤혹

입력 2017-03-16 01:31  

유대인학살 부정, 나치 추종…佛 르펜 측근들 전력 공개로 곤혹

대선 6주 앞두고 국민전선 잇따라 악재…극우견제심리 발동한듯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대선 여론조사에서 1차투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극우정당 후보 마린 르펜(49)이 잇따른 악재로 코너에 몰리고 있다.

지지기반 확대를 위해 극우 이미지를 벗어내려고 원조 극우로 불리는 아버지까지 당에서 내쫓았지만, 여전히 당내 주요 인사들이 유대인 학살을 부정하고 흑인을 비하하는 등 극우적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최근에는 당직자가 2차대전 당시 나치가 가스실에서 유대인들을 학살한 것을 부정하는 발언이 TV로 중계됐고, 르펜과 그 주변 인물들의 행적을 파헤친 책이 출간되는 등 극우의 집권을 막기 위한 언론의 전방위 공세가 시작된 분위기다.

지난 15일 저녁(현지시간) 프랑스 C8 방송은 르펜 캠프에 기자가 잠입해 취재한 내용을 다큐멘터리로 구성해 방송했다.

카메라에는 르펜이 대표로 있는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니스 지구당 위원장인 브누아 뤠이예가 나치의 가스실 학살을 부정하는 발언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뤠이예는 FN 지지자로 가장한 기자에게 반(反) 유대주의 내용을 담고 히틀러가 서명한 책을 권하면서 나치의 가스실과 관련한 대화를 하던 중 "그만큼 많이 죽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처럼 그런 대량 학살은 없었다"고 말했다.

방송이 나가고 비판이 거세지자 FN은 "용인할 수 없는 발언"이라면서 뤠이예의 당무를 정지시키고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2차대전 시기 나치의 점령을 당했던 프랑스에서 나치의 유대인학살을 부정하는 행위는 혐오범죄로 취급돼 형사처벌을 받는다.

마린 르펜은 지지기반 확대를 위해 아버지 장마리 르펜과 달리 국민전선에서 극우 이미지를 탈피하려고 애를 써왔다.





그의 아버지 장마리 르펜은 유대인학살 부정 등 과격한 극우 발언을 일삼다가 딸과 다툰 뒤 FN에서 쫓겨났다.

마린 르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필립 바르동도 이 다큐멘터리에서 "나와 악수를 하려고 하는 놈들은 죄다 흑인이라 점점 걱정되기 시작한다"며 인종차별 발언을 하는 모습이 포착돼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르펜 가족의 운전기사가 "르펜 가족을 위해 노예처럼 일했지만, 급여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예비조사에 착수했다.

낭테르 검찰청은 르펜의 아버지인 장마리 르펜의 운전기사로 17년간 일한 장피에르 자블로가 '한 달에 1천800 유로(220만원 상당) 가량을 받고 휴가도 주말도 없이 노예처럼 일만 했다'며 진정을 제기함에 따라 예비조사에 착수했다. 예비조사는 정식 수사 개시 직전의 단계로 일종의 '내사'다.

그는 장마리 르펜의 운전사로 고용됐으나 딸 마린 르펜 등 FN의 여러 당직자의 차를 몰았고 밤낮없이 일하다 2015년 4월 폐·신장 질환과 빈혈 등의 병을 얻었다. FN은 병든 그를 곧바로 해고했다.

이런 사실은 최근 마티아스 데스탈 등 2명의 기자가 출판한 책 '마린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에 소개됐다. 저자들은 이 운전사에게 FN 측을 고소하라고 독려한 사람이 다름 아닌 르펜의 아버지인 장마리 르펜이라고 전했다.

대선이 6주 가량 앞둔 시점에 출판된 이 책은 르펜과 FN 인사들의 과거 극우선동 행적을 파헤치는 데 초점을 맞춰 파장이 예상된다.

가령, 르펜의 선거 캠페인 홍보를 대행하는 프레데릭 샤티옹이 20대 시절 히틀러 생일 기념 파티를 열고 히틀러식 경례를 자주 하는 등 나치를 추종했던 인물이라고 폭로하는 등 FN에 불리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르펜 본인도 측근 2명을 유럽의회 보좌관으로 허위채용해 세비를 횡령한 혐의로 사법당국의 조사가 진행되는 등 수세에 몰린 처지다.

르펜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1차투표 지지도 1위를 달리고 있으나, 결선투표를 가정한 여론조사에서는 중도신당 에마뉘엘 마크롱이나 공화당 프랑수아 피용에게 모두 밀리고 있다.

특유의 극우견제심리가 발동해 르펜의 반대편에 표가 결집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프랑스 대선은 내달 23일 치러지며, 1차에서 과반득표자가 없으면 1·2위 득표자만으로 따로 투표를 한 번 더 진행해 대통령을 확정한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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