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硏 고명현 박사 "中보복 우려로 국제사회 동참 꺼릴 것"
WSJ "대북거래 中기업, 국제사회와 접촉 미미…사용 경고가 더 효과적"
(서울=연합뉴수) 조준형 기자 = 북한 비핵화를 위해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쓸 수 있는 '특효약'으로 기대를 모으는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이 쓰기 전부터 '약효' 논란의 중심에 섰다.
세컨더리 보이콧은 특정국가와 거래한 제3국 기업에 대해 불법 여부를 불문하고 제재를 가하는 일종의 '2차 제재'이자 '제3자 제재'로, 미국이 이란 핵 문제를 봉합하는 데 큰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핵 문제에 대입하면 북한과 거래한 중국 기업들을 무더기로 제재함으로써 중국이 북한과의 경제 관계를 대폭 단절하도록 유도하는 조치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존재한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에서 이 조치에 현실적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 연달아 나왔다.
아산정책연구원 고명현 박사는 16일 발표한 '트럼프의 외교기조와 대북정책' 전망 보고서에서 중국의 보복 가능성을 거론하며 세컨더리 보이콧의 효과는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고 박사는 "중국에 있어 북·중 무역은 연 60억 달러(약 6조 8천억 원) 규모밖에 되지 않는 작은 경제관계이기에 미국이 세컨더리 보이콧을 실행할 경우 중국은 경제적 여파보다는 주권 침해 관점에서 대응할 것이며, 사드 배치와 관련해 중국이 비관세장벽과 국내 규제를 바탕으로 한국 기업을 제재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미국과 미국에 동조하는 국가들의 기업을 제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 박사는 "중국의 보복 가능성은 중국 시장과 중국의 투자가 아쉬운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에겐 매우 효과적인 제지책"이라며 "게다가 유럽연합(EU)은 세컨더리 보이콧과 같은 '역외적용(extra territorial claims) 제재'에 대해 회의적이어서 국제사회의 적극적 동참을 이끌어 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 박사는 "이러한 (세컨더리 보이콧의) 현실적 한계로 인해 미국의 대중국 압박 수단은 결국 핵전력 증강과 미사일 방어체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첫 조치는 미사일 방어체계 중심의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보수성향의 미국 유력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들이 대체로 영세함을 지적하며 세컨더리보이콧을 도입해도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WSJ의 취재에 응한 국제무역 관련 자문회사 '제이콥슨 버턴 켈리'의 더글러스 제이콥슨 파트너는 "세컨더리 제재(보이콧)가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면서도 북한을 지원하는 중국 기업들이 국제사회와 거의 접촉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효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미국 등과 거래하지도 않는 기업을 제재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지적이다.
또 브라이언 케이브(Bryan Cave) 소속 클리프 번즈 변호사는 세컨더리 보이콧이 미·중 관계를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실제로 시행하기보다는 시행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제3국의 기업들이 스스로 북한을 돕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런 반론들이 있지만, 북핵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해온 트럼프 행정부는 전임 오바마 행정부가 쓰지 않고 남겨둔 세컨더리 보이콧 카드를 심도 있게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만큼 내달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뤄지는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18∼19일) 계기에 미국 측이 이 카드 사용을 본격 거론할지 외교가는 주목하고 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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