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는 대선테마株…적자·실적악화 기업이 태반

입력 2017-03-20 06:35  

널뛰는 대선테마株…적자·실적악화 기업이 태반

82개 대선테마주중 48개 영업적자 또는 영업이익 감소

금융당국 "테마주 급등락 실적과 무관", 150개 종목 집중감시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탄핵 정국을 거쳐 조기 대선 국면에 진입하자 일부 대선 테마주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그러나 테마주로 분류되는 종목의 상당수가 영업손실을 내거나 실적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의 주의가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를 통해 최근 주가가 급등락해 언론에 언급된 대선 테마주 82개를 골라 실적 추이를 분석한 결과 작년 손익계산서 확인이 가능한 80개 업체 중에 23개 기업의 영업손익이 적자로 나타났다.

작년 영업이익이 전년도보다 감소한 업체는 25개였다.

조사 대상 82개 종목 가운데 영업손실을 냈거나 영업이익이 줄어든 기업이 59%에 달했다. 테마주 중에서 실적 흐름이 양호한 업체가 오히려 더 적었다는 얘기다.

테마주들의 주가는 그러나 실적과 관계없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발의되기 직전 거래일인 작년 12월1일부터 지난 17일까지 조사 대상 82개 종목의 주가(종가 기준)는 평균 10.1%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9.1%)와 코스닥 지수(3.2%)의 상승률보다 높다.

실적악화에도 큰 폭으로 주가가 뛴 종목도 있었다.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과 자유한국당 대선주자인 홍준표 경남지사 관련주로 거론돼온 세우글로벌은 작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0.5%, 당기순이익은 31.4% 각각 감소했다.

하지만 주가는 작년 12월1일의 1천535원에서 지난 17일의 3천710원으로 141.7%나 뛰어올랐다. 세우글로벌[013000]은 지난 15일에는 4천원대까지 치솟았다가 다음날 '홍준표·유승민과 관련 없다'는 해명성 공시 이후 하락세다.

자동차시트 제조업체인 이원컴포텍[088290]은 본사가 더불어민주당 안희정 충남지사의 고향인 충남 논산 기업이라는 이유로 '안희정 테마주'로 꼽히면서 해당 기간 주가가 2천460원에서 2천950원으로 19.9% 올랐다. 지난달 중순에는 4천500원대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실적은 2년 연속 영업손실을 내는 등 주가 움직임과는 반대 흐름을 보였다. 작년 영업손실 45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했고 당기순손익도 39억원 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대권 주자들이 4대강 사업 재검토·복원 공약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최근 급등한 4대강 관련주 가운데에는 특수건설[026150]의 실적과 주가가 엇갈리고 있다.

작년 영업이익이 6억원으로 89.1% 감소하고 당기순손실 49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했으나 주가는 작년 12월1일 이후 41.38% 상승했다.

물론 실적이 좋아진 테마주들도 있었다. 국민의당 대선주자 안철수 전 대표 관련주로 꼽히는 다믈멀티미디어나 케이씨피드[025880], 이재명 성남시장 테마주로 거론되는 푸른기술[094940] 등 작년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기업도 있었다.

하지만 실적 개선세를 고려해도 이들 종목 주가가 지나치게 고평가돼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케이씨피드의 경우 안철수 전 대표와 부산고·서울대 동문인 황창규 KT[030200]회장의 처가 기업으로 알려지면서 지난 대선 때부터 '안철수 테마주'로 거론돼왔는데 지난 17일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106배를 넘었다.

또 최근 '테마주 부인' 공시를 했으나 한때 안희정 지사 테마주로 꼽혔던 청보산업[013720](108.5배)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주로 분류됐던 우성사료[006980](111.4배)의 PER도 100배를 넘었다.

주가가 주당순이익의 몇 배인지를 나타내는 PER은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보다 주가가 얼마나 높게 평가됐는지를 가늠하는 지표다.

즉 이들 기업의 현재 주가수준이 주당 순이익의 100배를 넘는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삼성전자 같은 주요 우량주의 PER이 10배 안팎이고 향후 성장성이 기대돼 높은 평가가치를 인정받는 기업도 20∼40배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고평가된 셈이다.

테마주들은 이처럼 실적 등 기업 기초여건보다는 주요 대선 주자와의 인맥이나 정책과 관련한 실체 없는 풍문에 근거해 급등락하며 지수 왜곡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치 테마주에는 또 소위 '작전 세력'이 개입할 공산이 일반 투자자의 추종 매매는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150개 종목을 대선 테마주로 분류해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있으며 한국거래소는 '정치 테마주' 풍문이 사실이 아닐 경우 해명 공시를 하도록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inishmor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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