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과의 전쟁' 나선 여고…급식 개선, 에어로빅교실도

입력 2017-03-22 15:47  

'비만과의 전쟁' 나선 여고…급식 개선, 에어로빅교실도

제주중앙여고 건강증진 프로그램…패스트푸드 반입금지, 운동장 5바퀴 걷기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22일 정오께 제주시 이도2동 제주중앙여자고등학교 체육관에서는 이 학교 1학년 학생 400여 명이 가득 들어차 점심을 먹기 전 걸그룹 트와이스의 노래 낙낙(KNOCK KNOCK)에 맞춰 부지런히 에어로빅을 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전문 강사의 지도에 따라서 30분가량 신나게 에어로빅을 한 뒤 쪼르르 급식실로 달려갔다. 점심 후에는 삼삼오오 모여 운동장을 걷거나 뛰고, 체육관 안에서 배드민턴을 즐기기도 했다.

학생들은 "신나게 운동하고 나면 몸도 개운하고 밥맛도 좋다"며 밝은 표정을 보였다.





중앙여고는 전교생 1천400여명에 총 37학급 규모인 제주시 도심지의 대형 학교다. 학교가 있는 제주시 이도지구에는 식당, 카페, 편의점 등이 밀집해 있다.

이러다 보니 학생들은 급식 메뉴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점심·저녁 시간에 교문을 나서거나 교내 매점에 가서 패스트푸드, 삼각김밥, 컵라면 등을 사 먹었다.

게다가 수능 준비와 내신 관리를 위해 책상 앞에 앉아 공부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점차 활동시간이 줄어들게 돼 학생들은 자연스레 체중이 늘어나고 건강도 안 좋아지게 됐다.

2015년 하반기 1·2학년 964명 중 37.3%인 360명(과체중 192·경도비만 86·중등도비만 58·고도비만 24)이 비만으로 나타날 정도였다.

제주도교육청의 학생 건강증진 주무부서인 학생생활안전과 과장을 맡았던 김장영 교장은 지난해 초 학교에 부임해 이런 상황을 보고 비만도 개선과 건강증진에 팔을 걷어붙였다.

우선 학생들의 활동량을 늘리기 위해 외부 강사를 초빙해 에어로빅교실 운영에 들어갔다. 1학년 전체와 2·3학년 희망자를 대상으로 신나는 음악에 맞춰 에어로빅하도록 했다.

점심·저녁 식사 후에는 바로 교실로 들어가 않지 않고 운동장을 5바퀴 이상 뛰거나 걷도록 했다. 교사들도 학생들과 함께 운동장을 걸으며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누고 고민상담도 할 수 있어서 일석이조의 효과가 났다.






급식 식단도 개선해 튀긴 음식이나 인스턴트 음식은 제외하고, 매일 식단에 과일 2가지와 채소 2가지를 포함하는 '급식 2+2'를 도입했다.

등하교시간 외의 시간에는 교문을 닫아서 학생들이 외부로 나가서 패스트푸드를 사 먹지 못하도록 했고 교내에는 햄버거, 아이스크림, 과자 등을 갖고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대신 스트레스를 받으면 군것질거리를 찾는 여고생들의 특성을 고려해 견과류, 찐고구마, 과일류 등 '건강한 간식'은 갖고 올 수 있도록 했고 물도 최대한 많이 마시도록 독려했다.

6개월간 체중 3㎏을 감량하고서 9개월간 유지하는 건강 369 프로젝트를 도입하고, 학부모를 대상으로 비만 예방 건강증진 교육도 했다.

학교 주변 왕복 2차로에는 중앙선에 봉을 세워 불법주차하지 못하도록 했다. 등하교할 때 학생들이 안전하게 걸어 다닐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교내 매점은 오는 4월 기존 계약이 만료되는 대로 문을 닫기로 했다.

이처럼 지난 1년간 건강증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 덕분에 학생들은 건강하고 활기차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비만율도 2015년 하반기 37.3%에서 2016년 하반기 35.1%(1·2학년 978명 중 343명)로 건강증진 프로그램 시행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감소세를 보이는 등 지표도 개선되는 모습이다.







강지원(1학년) 양은 "에어로빅을 배우는 게 처음에는 좀 쑥스럽기도 했는데 율동을 익혀서 따라 하다 보니 재밌고, 운동하고 나서 밥을 먹으면 밥맛도 좋다"고 말했다.

장수미(3학년) 양은 "에어로빅을 하면 재밌고, 체력도 많이 키워진 것 같다. 교내에서 에어로빅 경연대회도 했는데 즐거운 추억이 됐다"고 말했다.

김장영 교장은 "아이들이 아침 일찍 등교해 밤늦게 하교하면 햇빛을 볼 시간이 거의 없다. 공부도 중요하지만 건강하게 학교생활을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비만 예방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김 교장은 "부임 초반에는 급식을 안 먹고 나가서 사 먹는 학생들이 많아서 식판이 200여개 남기도 했지만 지금은 남는 식판이 거의 없다"며 "다양한 건강증진 프로그램 운영이 지속된다면 건강 관련 지표들도 금세 눈에 띄게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atoz@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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