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체 조정 '안간힘'…"인양 지연에 속타요"

입력 2017-03-23 11:45  

세월호 선체 조정 '안간힘'…"인양 지연에 속타요"

13m 수면 부상은 늦은 오후로 연기 …기상 악화 우려도




(진도=연합뉴스) 진도 공동취재단·김태균 기자 = 세월호를 수면 13m로 올리는 작업이 다소 지연된다는 정부 발표가 나온 23일 오전 10시 현장 해상에서는 여전히 세월호 선체가 흐릿한 윤곽 정도로만 보였다.

세월호를 더 위로 끌어올리지 않고 대부분 선체가 물에 잠긴 상태에서 자세 조정과 고박(묶기)에 집중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하루빨리 선체가 온전히 인양되기를 바라는 국민이 조바심에 마음을 떨 사이 하늘은 '조금만 더 인내심을 가져달라'고 말하는 듯 구름만 두껍게 드리웠다.

인양 현장에서 약 1마일(1.6㎞) 떨어진 작업지원선 '센첸하오'에서 보면 손바닥 한 뼘 만한 잭킹바지선(유압으로 배를 끌어올리는 선박) 2척 사이에서 수면위로 갈색 물체가 솟아있다. 손가락 한 마디 크기다. 녹슨 세월호 선체로 추정된다.






잭킹바지선 위로 주황색 작업복 차림의 인부들이 분주하게 오가는 모습도 보인다. 현장을 직접 목격할 수는 없지만, 주변에서 바쁘게 항해하는 방제선 10여 척이 급박함을 더한다.

인양의 최대 변수는 날씨다. 바다는 육상보다도 기상 변화가 훨씬 빨라 날씨가 안정적이지 못하면 인양작업 자체를 할 수 없다. 세월호 선체 인양은 파고 1m, 풍속 초속 10m 이하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업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작업 지체와 맞물려 기상 상황이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조금씩 나온다.

실제로 전날까지만 해도 축 늘어진 채 살랑거렸던 센첸하오 갑판의 중국 국기(오성홍기)가 시간이 지나면서는 펄럭거릴 정도로 바람이 강해지고 있다. 하늘에도 먹구름이 나타나며 조금씩 빗방울이 떨어졌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세월호를 끌어올리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오후에 날씨가 안 좋아진다는 얘기도 있어 걱정"이라고 답답한 심정을 내비쳤다.

센첸하오 선내에도 무거운 공기가 감돈다. 숨죽인 선원들은 초조한 표정으로 상황실에서 인양 현장과 쉴 틈 없이 무선을 주고받았다.

해수부와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는 애초 23일 오전 11시 세월호 선체를 수상 13m로 끌어올릴 예정이었으나 선체와 잭킹바지선이 강하게 접촉하는 문제(간섭 현상)가 생기면서 13m 인양 시점을 이날 늦은 오후 또는 저녁으로 미뤘다.

인근 해상에서는 세월호 선체가 떠오르면서 나온 기름을 막는 방재 작업이 한창이다.

방재선 두 척이 주황색 기름 펜스를 끌고 다니며 기름을 걷어내고, 센첸하오는 물대포(방수포)를 바다로 쏴 수면에 뜬 기름 줄기를 물줄기로 분해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애초 세월호 내의 연료가 어떻게 유출될지 예측하기가 어려워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기름 유출 문제는 예상보다는 심각하지 않다는 것이 인양 현장의 전언"이라고 설명했다.

세월호는 이날 새벽 4시께 선체 일부가 수면위로 올라왔다. 2014년 4월 16일 사고 발생 이후 1천73일 만이다. 이날 인양과 이후 운반과정 등이 원활히 이뤄지면 세월호는 참사 3주기 전인 다음 달 초 목포 신항에 거치될 수 있다.

t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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