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6일이 어떤 날인 줄 아세요"…전주서 열린 한·일 공동수업

입력 2017-03-30 14:27  

"3월26일이 어떤 날인 줄 아세요"…전주서 열린 한·일 공동수업

일본 전직 교사 "안중근 의사, 일본 제국주의 저격…안 의사 존경한다"

(전주=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3월 26일이 어떤 날인 줄 아는 학생 있나요?" "네, 안중근 의사가 순국한 날입니다."

30일 오전 전북 전주 근영중학교의 한 교실에서 '제17차 한·일 공동수업'이 열렸다.

수업은 전 일본 요코하마중학교 역사사회교사인 스즈키 히토시(63)씨와 조은경 근영중 수석교사가 맡았다.

107년 전인 1910년 3월 26일은 안중근 의사가 중국 뤼순 감옥에서 순국한 날이다. 안 의사의 유해는 아직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조 교사는 2005년부터 해마다 안 의사 순국일에 맞춰 공동수업을 진행해왔다. 2003년 일본 도쿄 역사심포지엄에서 만난 일본 교육자들과 동아시아의 평화와 우호를 위해 역사 공동수업을 계획한 것이다.

한·일 공동수업은 안중근 의사 순국일에 맞춰 전주 근영중과 도쿄 게이메이국제학교 등에서 23차례 열렸다.

스즈키 씨는 13차례나 한국을 찾아 안중근 의사의 역사의식을 교육해왔다. 그는 '안중근기념사업회'의 일본 측 위원으로 안중근 추모행사에 해마다 초청되고 있다.

스즈키 씨는 "안 의사는 개인 이토 히로부미가 아닌 일본 침략주의·제국주의를 저격했다"며 "저는 일본인이지만 안 의사를 존경한다"고 말했다.

이날 수업은 토론식으로 이뤄졌다. 2학생 30여명은 진지한 표정으로 수업에 임하면서 때로는 천진난만한 질문을 던져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학생들은 질의시간에 위안부 문제와 일본 일부 정치인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다. 스즈키 씨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의견을 먼저 들어야 했다. 양 정부의 외교적 합의노력은 계속돼야 한다"고 답했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선 "우익 정치인들 가운데 일부가 헌법에 위배된 행동을 하고 있다"면서 "참배하는 정치인들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소신을 밝혔다.


수업을 들은 서한음(14)군은 "오늘 수업을 통해 안중근 의사의 나라 사랑을 더 깊게 알게 됐다"라며 "앞으로 다른 학교에서도 한·일 공동수업이 활성화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스즈키 씨는 "한·일 공동수업을 통해 일본과 일본인을 좀 더 가깝게 느끼고 한일간의 당면한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일조하고 싶다"며 "무엇보다 민간교류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안중근 의사의 정신을 한국과 일본에서 힘이 닿는 한 전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조은경 교사는 "공동수업은 작은 실천이지만 모이고 계속된다면 큰 힘이 될 것"이라며 "민간·교육교류를 통해 미래의 주인공인 양국 학생들이 올바른 역사인식을 가진다면 안중근 의사의 바람처럼 동아시아 평화에 한 발짝 더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sollens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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