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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진단] 임기 1년 남은 이주열 '금리인상 깜빡이' 켤까

입력 2017-04-02 06:01  

[경기진단] 임기 1년 남은 이주열 '금리인상 깜빡이' 켤까

"통화정책 완화 유지" 입장 고수

美금리인상 속도·국내경기 회복 빨라지면 검토할 듯

(서울·세종=연합뉴스) 정책·금융·한은팀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일 취임 3주년을 맞았다. 4년의 임기 중 정확히 1년이 남은 셈이다.

이 총재는 2014년 4월 취임한 이후 기준금리를 5차례에 걸쳐 내리기만 했다. 취임 당시 2.50%였던 기준금리는 한은 역사상 최저수준인 1.25%까지 떨어졌다.

물론 부진했던 경기가 원인이었고 세월호, 메르스 사태 등 예기치 못했던 경기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 총재의 지난 임기 3년 동안 미국 금리 인상과 가계부채 급증 등 여건은 달라졌지만 이런 완화적 통화정책의 기조에는 아직 변화가 없다.

이 총재는 지난달 3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현재 통화정책 방향은 미약한 경기 회복세를 지원하기 위해 완화 기조를 끌고 가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한은 금융통화위원 중 한 명인 조동철 금통위원도 지난 달 29일 간담회에서 "우리는 우리의 거시경제 상황을 기초로 우리의 통화정책을 독립적으로 결정한다"며 "우리 거시경제 여건이 미국과 다르게 전개된다면 우리의 통화정책은 미국과 다른 모습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한국은행이 지금까지 완화적 통화정책의 일환으로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인하하고 통화량을 확대 공급해온 기조를 바꾸지 않겠다는 뜻이다.

아직 국내경기의 회복세가 미약한 수준이고 물가상승압력도 금리를 올려야 할 만큼 크지 않은 상황이므로 당분간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경기회복을 뒷받침하는데 무게를 두겠다는 신호인 셈이다.





이처럼 한은의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데에는 최근 국내외 경제·금융시장 여건이 안정세를 보이는 점이 배경으로 깔려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달 15일(현지시간)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인상횟수에 대한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이로 인해 미국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우려가 사라지자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고 국내 주식시장에도 외국인들의 '사자' 주문이 늘어나는 등 금융시장이 안정세를 보였다.

미국 금리 인상 이후 금융시장 불안 등 우려했던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한은으로선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를 좀 더 유지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진 셈이다.

하지만 한은 금통위가 이처럼 미국과 달리 '마이웨이'를 고수한다고 해도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추가 인하하긴 어렵다.

그동안의 저금리가 가계부채 급증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데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 축소에 따른 자금 유출 우려를 아예 무시하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근처럼 수출이 살아나고 생산과 투자 등이 저점을 찍고 반등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기준금리 추가인하의 유인은 더욱 줄어든다.

따라서 한은이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유지한다는 것은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고 현 수준을 유지한다는 데 방점이 찍혀있으며 경기 부진엔 유동성 공급 확대 등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향후 경기가 큰 충격 없이 회복 기조에 탄력이 붙는다면 기준금리의 인하보다는 인상 쪽의 가능성이 더 커진다.

수출 증가에 이어 생산과 투자, 소비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이로 인해 물가가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소비자물가 상승률 2%)를 넘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다면 한은이 '긴축'으로 정책 기조를 바꿔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기회복 외에 미국 금리 인상이 자본유출 등의 부작용을 불러올 경우에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연준의 이번 금리 인상으로 미국 정책금리는 연 0.75∼1.00%로 상승했고 1.25%인 한은 기준금리와의 차이가 줄었다.





연준이 올 하반기에 1차례 추가 인상하면 연준의 정책금리 상단이 한은 기준금리와 같아지고 2번 인상하면 한은 기준금리보다 높아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한다.

그러면 국내 주식과 채권에 투자된 외국인 투자자금이 높은 금리를 따라 해외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어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려야 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은은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전 총재의 포워드 가이던스(통화정책에 대한 선제 안내)를 통해 이른바 '인상 깜빡이'를 켜고 이어 인상을 단행하는 수순을 밟을 공산이 크다.

하지만 이는 모두 미 금리 인상 속도나 경기회복 상황 등에 대한 전제가 깔린 명제여서 시기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전적으로 국내경기의 회복 상황과 국내외 금융시장 움직임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다만 올 하반기부터는 금통위원들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내외 여건을 예의주시하면서 고심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달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대외건전성이 양호해 유출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 되긴 하지만 우리 외환시장의 개방도가 높아 자본유출 압력이 커질 수 있는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둘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hoon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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