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목표는 車가 아니다"…네이버 '新공간 서비스' 야심

입력 2017-03-30 16:46   수정 2017-03-30 22:38

"진짜 목표는 車가 아니다"…네이버 '新공간 서비스' 야심

자율차는 정보 수집 도구…실시간 환경 검색·고정밀 내비 등 구상




(고양=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자율주행차 공개 행사에서 네이버가 내세운 것은 차가 아니라 키 1m짜리 로봇이었다.

사무실이나 전시장 등을 돌며 3차원 실내 지도를 만드는 'M1' 로봇이 스스로 무대 위의 미로를 다니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무인 자동차가 행사장을 한 바퀴 도는 시연을 기대했던 취재진 사이에서 '뜻밖이다'라는 반응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이는 '자동차 사업을 염두에 두고 자율주행차 연구를 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해 온 네이버로서는 당연한 선택이었다.

네이버는 30일 고양시 킨텍스의 '2017 서울모터쇼' 언론 간담회에서 자율자동차 차량에 대한 설명은 거의 하지 않고 '차세대 공간 서비스'란 화두만 강조했다.

M1이든 자율주행차든 모두 공간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수단일 뿐이며, 진짜 목적은 공간 정보를 취합해 선보일 새 서비스라는 얘기다.

지금껏 검색 엔진 네이버가 제공한 정보는 웹 문서·사진·지도·동영상·가게 주소 등 평면적 자료였다.






이런 자료는 우리가 실제 생활하는 3차원 공간과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 정보는 아니다. 이 때문에 공간에 대한 세세한 궁금증을 푸는데 한계가 있었다.

예컨대 '쇼핑몰 주차장에서 몇 번 자리에 주차하면 매장 출입문과 가까울까?', '지금 당장 소파가 푹신하고 사람이 적은 커피숍이 집 근처에 없을까?', '000번 버스를 지금 타면 사람이 많을까?' 등의 질문은 현재의 인터넷 검색으로 도저히 확인할 수 없다.

네이버의 차기 목표는 이처럼 공간에 대한 일상의 질문을 척척 답해주고 더 나아가 공간·이동에 관한 고충을 해결해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예컨대 3차원 사진·영상으로 실내 공간까지 빠짐없이 보여주는 지도나 실시간으로 풍광이 좋은 데이트용 도로를 찾아주는 인공지능(AI) 검색 등을 선보여 차별화를 하겠다는 것이다.

스스로 달리며 도로와 지형지물을 인식하는 자율주행차는 이런 새 공간 서비스를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런 차량이 전국 곳곳을 누비면서 실시간으로 도로 등의 공간 정보를 대거 수집할 수 있고, 위치추적·사물인지 등 차량에 쓰이는 기술은 공간 서비스 개발에 요긴하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연구개발(R&D) 전문 자회사인 네이버랩스의 대표인 송창현 네이버 CTO(최고기술책임자)는 이날 기자 회견에서 "자율주행차는 위치를 정밀하게 파악하는 기술이 쓰이는데, 이 기술을 잘 응용하면 '몇 차선에서 우회전하세요' 식으로 사람처럼 자세히 길 안내를 해주는 차세대 내비게이션도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 CTO는 네이버가 자율주행차로 차량 관련 사업을 하는 것 아니냐는 세간의 관측에 대해서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현재 자율주행차 기술로는 소비자에게 가치를 줄 수 없고 (차량) 사업도 할 수 없다고 본다"며 "자율주행 연구개발(R&D)을 통해 생활환경 지능 서비스와 관련한 가치를 구현하자는 것이 우리의 관점"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의 자율주행차는 현재 도로에서 시험 운행을 하고 있으며, 대체로 매끄럽게 자동 운전을 하지만 위급 상황에는 인간이 개입해야만 한다. 이 때문에 인간 운전자가 탑승해 항상 핸들을 잡을 준비를 하고 있다.

네이버는 앞으로 운전자가 전혀 필요 없이 자동차가 완벽하게 자율주행을 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를 때까지 R&D를 계속할 계획이다.

자율주행차가 야외 공간의 데이터를 모으는 도구라면, M1 로봇은 차량이 돌아다닐 수 없는 실내 공간의 정보를 취합하는 역할을 한다.

위성신호를 받아야 하는 글로벌위치시스템(GPS)를 못 써 위치 파악이 잘 안 되는 사무실·매장·박물관 등을 돌아다니며 레이저 센서와 카메라로 입체 실내 지도를 만드는 것이다.

이처럼 '손바닥 보는 수준'으로 실내 공간 정보를 모으면 생생한 부동산 정보를 제공하고 고객의 궁금증에 맞춰 자세히 매장을 안내할 수도 있게 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결국 실내에서는 M1이, 바깥에서는 자율주행차가 돌아다니면서 차세대 서비스를 위한 밑천을 쌓아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가 최근 인수한 3D 지도 기술업체인 '에피폴라'도 공간 서비스 준비를 위한 투자로 분석된다.

에피폴라는 포털 다음의 '로드뷰'를 만들었던 개발진이 독립해 차린 회사로, 사진을 모아 3차원 정밀 지도를 구축하고, 공간 이미지를 보고 어떤 가게인지 알아내는 등 시각 검색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다.

t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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