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3년전 그날의 진실' 드러날까

입력 2017-03-31 07:05   수정 2017-03-31 10:40

세월호 '3년전 그날의 진실' 드러날까

구체적 침몰원인 밝혀내야…선체조사위 책임 막중

(세종=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세월호가 31일 '마지막 항해'를 끝내고 뭍으로 올라오면 미수습자 수색과 함께 본격적인 사고 원인 조사가 시작된다.

정부와 수사당국이 공식 발표한 여러 원인 중 각각이 어느 정도 침몰에 영향을 줬는지, 미처 밝혀내지 못한 내용은 없는지 등 세월호 사고를 둘러싼 진실이 3년 만에 드러날 전망이다.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발표된 세월호 침몰원인은 ▲ 급격한 우회전 ▲ 무리한 증·개축 ▲ 화물 과적 ▲ 부실 고박 ▲ 복원력 감소 등이다.

'급격한 우회전'이 조타수의 실수인지, 아니면 조타기나 프로펠러 등 기계적 결함 탓인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검찰과 1심 재판부는 조타 미숙 때문이라고 판단했으나 2심과 최종심은 기계적 결함이 없는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이 인용한 항소심 판단에 따르면 조타수가 항해사 지시에 따라 변침(항로변경)을 시도하던 중 조타기의 타각이 실제보다 더 많은 각도의 효과를 내 세월호가 급격하게 오른쪽으로 선회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현상은 조타 유압장치에 있는 솔레노이드 밸브 안에 오일 찌꺼기가 끼었거나 세월호의 양쪽 프로펠러 중 오른쪽 프로펠러가 작동하지 않아 추진력 차이가 생겼을 때 발생할 수 있다.

물 위로 완전히 부상한 세월호의 프로펠러는 외관상으로는 원형을 유지했으며 2개 프로펠러 사이 방향타는 우현 쪽으로 꺾여있었다. 선체가 뭍으로 완전히 올라오면 이 부분에 대한 정밀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은 2012년 10월부터 2013년 2월까지 세월호를 증·개축했다.

B데크(3층)의 선미 부분을 철거하고 A데크(4층)의 선미·갑판·천장을 연장해 2개 층을 만들었는데, 이 공사로 선박 중량이 187t이나 늘고 무게중심은 51㎝ 상승했다.

선수의 오른쪽에 있는 40t 상당의 램프(차량 출입문)는 철거됐고 대신 10t짜리 철판으로 밀폐됐다. 이 때문에 좌현이 30t 더 무거워져 좌우 불균형이 생겼다.

결국 복원성(배가 제자리로 돌아오려는 성질)이 나빠져 선박의 무게중심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평형수를 1천694t이나 실어야 하는 비정상적인 배가 됐다.

하지만 세월호는 화물을 최대 적재량(1천77t)의 2배 이상(2천142t)을 싣고 평형수는 761t만 채우는 바람에 사고로 이어졌다고 수사당국은 판단했다.

철근, 목재 등의 화물이 제대로 된 고박 없이 무방비로 실리는 바람에 세월호가 왼쪽으로 더 빨리 기울어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수사당국의 공식 발표 외에 밀폐됐어야 하는 선미 램프에서 빛이 새어 나왔고 벽면 틈이나 출입문 등 여러 곳에서 물이 들이쳤다는 생존자 진술이 있어 이 부분 역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일각에서는 선박이나 암초, 잠수함 등 외부 물체와의 충돌설이 제기됐으나 세월호 선체 외부에 큰 파손이 없어 이런 주장은 일단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인양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선체 일부가 제거되고 파손된 탓에 침몰 당시 선내 상황을 알 수 있는 폐쇄회로(CC)TV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해군이 참사 두 달 만에 세월호 3층 안내데스크에서 수거한 CCTV 영상저장장치(DVR)를 복원했을 때에는 선내 영상이 오전 8시 48분께 꺼진 것으로 기록됐다.

그러나 작년 9월 열린 세월호 3차 청문회에서는 DVR 작동이 멈췄다는 시각이 한참 지난, 오전 9시 30분 무렵에도 모니터로 CCTV 화면을 봤다는 복수의 증언이 나왔다.

세월호와 쌍둥이 배인 일본 오하나마호에는 기관실에 DVR이 1대 더 설치돼 있다. 이 때문에 세월호에도 DVR 본체가 추가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다.

1, 2층 화물칸에 적재된 승용차 등 180여대 차량에 장착된 블랙박스도 유용한 증거 자료로 쓰일 수 있다. 다만 3년간 바닷속에 있었던 만큼 데이터가 완전히 복원될지는 불확실하다.

선체조사 순서, 방식 등 구체적인 계획은 최근 출범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가 정하게 된다.

선체조사위는 직권으로 세월호 선체, 유류품, 유실물을 정밀하게 조사해 진실을 규명해야 할 책무를 맡았다.

김창준 선체조사위 위원장은 위원회 출범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선체조사위 조사가 진정으로 마지막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그렇게 될 수 있도록 투명하고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bry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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