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의지가 돼요" 김희진과 박정아가 힘겹게 꺼낸 '진심'

입력 2017-03-31 11:34  

"정말 의지가 돼요" 김희진과 박정아가 힘겹게 꺼낸 '진심'

2011년 IBK기업은행 창단하며 동반 입단…국가대표로 함께 성장

나란히 FA 자격 취득…이정철 감독 "꼭 붙잡겠다" 의지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네? (박)정아 칭찬을 해 달라고요? 낯 간지러워서 울 거 같은데요."

프로배구 여자부 IBK기업은행의 통산 3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끈 김희진(26)에게 단짝 박정아(24) 칭찬을 부탁하자 나온 반응이다.

박정아 역시 "닭살 돋게 그런 말을 어찌하느냐"며 한참 고민하다 "장난 좀 그만 치고, 내년에는 (김)희진이 언니가 20대 후반이 되는데 좀 더 어른스러운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6년 동안 한솥밥을 먹으며 이제는 친자매보다 더 가까운 '단짝'이 됐기에 할 수 있는 말이다.

박정아와 김희진은 IBK기업은행이 창단한 2011년 같은 유니폼을 입으며 인연을 맺었다.

둘은 성장을 거듭해 "한 팀에서 뛰는 게 반칙"이라는 소리까지 들었고, 국가대표팀에서도 주축 선수로 활약할 정도로 성장했다.

이정철(57) 감독은 그런 둘을 두고 "조상님이 도와주시는지 제게 운이 따른 것"이라고까지 말한다.

이 감독은 "기업은행이 3번째 우승을 차지한 건 좋은 선수로 팀을 구성한 덕이다. 초창기 이효희와 박경남을 데리고 시작 했지만, 김희진과 박정아가 찢어졌다면 쉽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둘도 각자 다른 팀에 갔다면 이렇게 계속 주전으로 뛰기 힘들었을지 모른다. 이 과정에서 책임의식도 자연스럽게 몸에 뱄다. 뒤로 미루는 게 아니라, '항상 경기 뛰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끼게 됐다"고 정신력을 높게 샀다.




이 감독의 말처럼 IBK기업은행이 창단 후 6년 만에 3번이나 챔피언결정전 정상에 오른 건 둘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김희진이 센터와 라이트를, 박정아가 레프트를 굳게 지키는 IBK기업은행은 이들을 받쳐줄 외국인 공격수 한 명만 데려오면 모든 걱정이 끝이다.

올해 역시 김희진과 박정아는 매디슨 리쉘과 최강 '삼각편대'를 이뤄 우승컵을 품었다.

이제는 눈빛만 봐도 속마음을 알 정도가 된 이들에게 '진지한 상대 칭찬'을 부탁했다.

그래도 김희진은 언니답게 "같이 코트에 있으면서 '윈윈' 하는 사이다. 정아는 '언니가 안 되는 날 내가 해줄게'라는 말을 하는데, 정말 많이 의지가 된다. 그런 팀원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경기에서 엄청난 힘이 된다"고 말했다.




박정아 역시 "그래도 언니답게 내가 화내고 그래도 다 받아준다. 늘 고맙게 생각하고, 의지가 되는 사람"이라고 용기를 냈다.

원래 가까운 사이일수록 서로에게 사랑과 진심이 담긴 말을 하기 어렵다.

머뭇거리다 힘들게 진심을 전한 둘의 모습에서 '가족애'까지 느껴진 이유다.

이제 둘은 나란히 FA 자격을 얻는다.

이 감독은 "둘 다 반드시 잡겠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는다.

김희진과 박정아가 잔류한다면, IBK기업은행의 전성기는 좀 더 이어질 전망이다.

4b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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