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명상과 서양의 심리학 융합…명상이 종교 대체할 것"

입력 2017-04-03 16:16  

"동양의 명상과 서양의 심리학 융합…명상이 종교 대체할 것"

명상심리상담학회장 인경 스님…22일 학회 10주년 학술대회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눈을 감은 채 숨이 들고 나가는 호흡에만 집중해보세요. 마음이 한층 차분해지는 걸 느끼실 겁니다."

한국명상심리상담학회 회장이자 동방대학원대 교수인 인경(印鏡·61) 스님은 3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기자들과 만나 명상에 대해 "명상은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고, 분노와 좌절로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인경 스님은 이어 명상을 본질에 따라 '알아차림' 명상, '집중' 명상, '통찰' 명상 그리고 '영적 깨달음'으로 나가는 명상 등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알아차림' 명상은 몽롱한 상태에서 깨어나기 위한 명상이며, '집중' 명상이란 마음의 고요한 상태를 추구하는 명상이다. 또 '통찰' 명상은 사물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지혜를 기르는 명상이며, '영적 깨달음'을 위한 명상은 삶이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답하고 근본적인 자기를 깨닫게 하는 명상이라고 스님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님은 화두(話頭)를 탐구해 깨달음에 이르는 한국불교의 전통 수행법인 간화선(看話禪)은 '영적 깨달음'을 위한 명상법 가운데 하나라고 소개했다.

이어 스님은 흔히 '명상' 하면 '불교'를 떠올리는 데 대해 "명상 자체는 믿음과 무관하다"며 "비종교인도 얼마든지 참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꼭 종교적인 목적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명상을 통해 긍정적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스님은 "명상의 핵심은 호흡에 주의를 집중하며 자신을 살피는 것"이라며 "호흡만으로도 평정심을 찾고 집중력을 높이는 등의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불안과 우울, 고통과 같은 심리적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효과가 있고, 불면증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보고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스님은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믿음의 대상으로서의 종교가 쇠퇴하고 마음의 평화와 통찰을 얻기 위한 명상이 주목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아마도 종교라는 영역이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오늘날과 같은 신앙의 형태로 지속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한 생활양식의 일부로서, 실천으로서 명상이 종교를 대체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명상심리상담학회 회장인 스님은 동양의 명상과 서양 심리학의 접목을 고민해왔다.

초등학교 교사 출신인 인경 스님은 1988년 출가한 뒤 동국대에서 불교와 명상에 대한 공부를 이어갔으며 1999년 '몽산덕이의 선사상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어 2000년부터 심리학 전공자들과 교류하며 명상과 심리학을 접목하는 문제에 관심을 두게 됐다고 스님은 말했다.

스님은 "서양의 심리 상담은 대개 대화로 이뤄지는데, 언어적 상담만으로는 마음의 평화를 얻고 영적 깨달음으로 나가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또 "명상이 현실의 삶에 보다 구체적으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서양의 심리 상담 기법을 수용하고 접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님은 2007년 4월 한국명상치료학회를 만들었고, 이를 한국명상심리상담학회로 발전시켜 명상의 방법론을 과학적으로 체계화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왔다.

창립 10주년을 맞아 명상심리상담학회는 그간의 성과를 점검하고 과제를 발굴하기 위해 학술대회와 명상상담포럼을 개최한다.

오는 22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리는 학술대회에는 박태수 제주국제명상센터장이 '심리학과 심리상담 분야에서 바라보는 명상상담', 박재용 덕성여대 교수가 '10년간 명상상담의 연구사'를 주제로 발제한다.

학술대회에 이어 열리는 명상상담 포럼에서는 기업과 학교, 일반인 상담과 템플스테이 현장에서의 활용사례 등에 대한 발표가 이어진다.

kih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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