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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문서] 건설특수 어쩌나…미국의 對리비아 제재에 '줄타기외교'

입력 2017-04-11 06:00   수정 2017-04-11 06:09

[외교문서] 건설특수 어쩌나…미국의 對리비아 제재에 '줄타기외교'

영국 압박에 과테말라로의 무기수출 동결하기도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리비아의 독재자였던 고(故) 무아마르 카다피(1942∼2011)의 집권시절 미국이 대 리비아 제재에 나서자 전두환 정권이 현지 진출한 건설업체가 받을 타격을 막기 위해 미국과 리비아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벌인 상황이 11일 공개된 1986년 외교문서를 통해 드러났다.

1985년 9월말 기준으로 사우디 아라비아 다음 가는 해외 건설 시장이었던 리비아에서 우리 기업의 수주 계약액은 110억 달러(약 12조 원)였고 시공 잔액 47억 5천만 달러(5조 3천억 원), 진출 인력은 2만 3천명에 달했기에 동맹국 미국의 제재는 한국 외교에 딜레마를 안겼다.

1986년 1월 11일자 외무부(현 외교부) 3급 비밀 문서에 의하면 미국 정부는 당시 테러 행위 개입 혐의를 받는 카다피를 고립시키는 데 한국이 지지 및 지원을 해 줄 것을 요구했다.

또 리비아와의 관계가 틀어진 미국 기술자 등이 떠난 자리를 한국인이 차지하지 않도록 해 줄 것을 요구했다.

더불어 리비아와의 교역 통제를 검토하고 무기나 민·군 겸용장비, 서방 독자기술을 포함하는 석유시추 장비 등의 대 리비아 판매 중지, 리비아 석유산업을 돕는 한국 핵심 기술자의 리비아 방문 금지 등을 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1986년 5월 13일 한미 외교장관회담 내용을 기술한 외교문서에 따르면 이원경 당시 외무부 장관은 조지 슐츠 당시 국무장관에게 "리비아 문제와 관련한 모든 형태의 국제 테러행위에 단호히 대처하는 미국의 입장을 지지함에는 변함이 없지만 우리나라 근로자의 안전 문제와 경제적 이해관계 등을 고려할 때 (카다피 고립을 지지하는) 공개적인 입장 표명에는 신중을 기해야 하는 매우 특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슐츠 장관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근로자를 철수시킨다는 것인가?"라며 건설 근로자 철수 문제를 건드렸고 이 장관은 "리비아와의 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점차적으로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1986년 1월 13일자 외무부 중동국이 만든 '미국의 요청 사항에 대한 대책회의 자료'에 의하면 정부는 장기적 관점에서 리비아 진출 축소를 검토하면서 무기 등 군 장비 수출을 금지하고 석유시추 장비 수출을 최대한 자제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요구대로 미국인이 철수한 자리를 우리 국민이 차지하지 말고 현지 공사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원에게만 리비아 여행을 허용한다는 방침도 자료에 적시됐다.

이와 별개로, 전두환 정권은 영국의 압박을 받아 과테말라로의 무기수출을 동결한 사실도 드러났다.

외무부의 1981년 6월 16일자 외교문서에 의하면 당시 한국 정부는 370만 달러(약 42억 원) 상당의 대 과테말라 탄약류 수출 계약을 이미 체결하고 있었고 예비 승인분은 4천만 달러(약 453억 원) 분에 달했다.

그러나 과테말라와 벨리즈 사이의 영토분쟁이 발목을 잡았다. 벨리즈의 식민모국으로서 과테말라와 갈등해온 영국은 한국의 대 과테말라 무기 수출에 강하게 반대했다.

그러자 우리 정부는 계약 의무상 수출 이행이 불가피한 기계약 체결분을 제외한 신규 계약은 영국과 과테말라 사이의 분쟁이 종결될때까지 보류하기로 했다.

jh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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