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회담' 美트럼프·中시진핑 힘 겨룰 5개 의제

입력 2017-04-06 15:10   수정 2017-04-06 16:55

'세기의 회담' 美트럼프·中시진핑 힘 겨룰 5개 의제

북핵·사드 등 '충돌' 불가피…무역불균형 해법 주목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은 한반도를 비롯한 세계질서 판도 변화의 기폭제가 될 수 있는 '세기의 회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주요 2개국(G2)의 두 '스트롱맨' 지도자는 6∼7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州) 팜비치의 휴양지인 마라라고에서 첫 정상 '대좌'를 한다.

북핵 문제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등 한반도 문제를 중심으로 무역과 통상 현안, '하나의 중국' 및 남중국해 문제 등을 놓고 대결을 펼친다. 인프라 투자,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등도 대상이다.

각 사안이 어떻게 결판나느냐에 세계 정치·경제 판도변화는 물론 한반도 정세도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경우에 따라선 협상 테이블서 배제된 남북한의 운명이 미중 정상회담에서 결정되는 제2의 얄타회담 가능성도 제기된다.





◇ 최대 안건은 북핵·미사일 저지…한반도 해법 마련되나

북핵과 미사일 문제가 최대 안건이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북한은 아예 지난주 6차 핵실험 준비를 마친 데 이어 5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다시 발사하는 등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은 북한에 강력한 추가제재를 주문하는 중국책임론으로 압박하고 있고, 중국은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을 병행하는 '쌍궤병행'(雙軌竝行) 주장으로 맞선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트위터, 인터뷰 등을 통해 "북한은 여러 해 동안 미국을 갖고 놀았다(playing). 중국은 거의 도움이 되지 못했다",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할 것", "북한은 인류의 문제"라고 감정적인 표현도 불사한다. '대북 선제타격' 등 군사적 선택도 테이블에 올려놓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 모종의 한반도 해법이 마련되지 않으면 한반도엔 실제 전운이 드리워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트럼프 미 행정부는 중국이 북핵 문제 해결에 제대로 협력하지 않을 경우 중국 기업과 금융기관을 직접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본격화할 채비를 갖췄다.

그럼에도 중국은 북한에 '온정적'이다. 북한에 대한 적대정책을 버리고 대화하라고 미국에 주문하며 6자회담 재개론, 평화협정 협상 등을 주장한다.

북한의 5일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도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은 미중 정상회담과 "필연적인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북한 문제에 대한 트럼프의 창과 시진핑의 방패가 맞설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스티브 창 영국 런던대 중국연구소 소장은 양국이 실질적인 안보 위협으로 다가온 북핵 문제의 엄중함에는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관한 구체적인 협조를 원하겠지만, 시 주석은 많은 것을 거저 주지 않은 채 정상회담이 잘 진행된 것으로 보이기만을 원한다"고 말했다.



◇ 사드 보복중단 논의되나…美 의회 보복중단 압박

미중 정상 간에 한반도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조치 중단이 논의돼 성과로 이어질지도 큰 관심사다.

미국 정부는 사드는 오로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방어수단이라는 점을 강조하나, 중국은 자국을 레이더망으로 감시하고 필요시 공격하는 미사일방어체계로 인식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내에선 전방위 사드 보복조치를 가하는 시진핑 주석을 설득 또는 압박해 보복 철회를 기대하나 현재로선 미지수다.

무역불균형 등 미중 현안에 묻혀 중국의 대(對) 한국 사드보복은 거론조차 안 될 가능성도 있다.

미 하원은 최근 사드 보복중단 결의안을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켰고 상원의원 26명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복조치 중단의 역할을 주문하는 연명 서한을 보내 눈길을 끌었다.

화춘잉 대변인은 미 상원의원들의 사드보복 철회 연명서한에 대해 "우리는 이 문제를 다시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불쾌감을 드러내며 "우리는 한국 측이 중국의 합리적인 우려를 직시해 사드 배치 프로세스를 중단하길 바란다"고 밝혔을 정도로 완고하다.

그러나 중국도 사드보복이 길어지는 게 정치·경제적으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어 출구전략을 모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 미중 무역불균형 논란…접점 찾을까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부터 중국의 엄청난 대미 흑자를 거론하면서 이를 시정하기 위해 중국산 제품에 대한 45%의 고율 관세 부과는 물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최근에도 트위터와 언론인터뷰에 "미국은 대규모 무역적자와 일자리 손실을 더는 용인할 수 없다. 중국에 지금처럼 계속 불공정한 거래를 하면 더 이상 무역을 지속할 수 없다고 말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을 겨냥해 국가별·상품별로 무역적자를 초래하는 구조를 면밀히 파악하고 반덤핑 관세나 상계관세 강화 방안을 검토하도록 지시하는 내용을 담은 2건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런 탓에 무역불균형 문제는 일찌감치 핫이슈로 떠올랐다.

그러나 해법이 의외로 쉬울 수 있다. 시 주석이 제조업 부활, 일자리 창출 등을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통큰 투자 선물'을 안길 가능성이 있어서다.

시진핑은 그 대신 미국으로부터 '시장경제 지위' 부여를 요구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북핵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한 미국의 유인책이 '무역'이라고 말한 데서도 이런 분위기가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하고 있는 미국내 인프라 투자 확대 요구에 시 주석이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을 접목시킴으로써 '합의'를 찾을 수도 있다.

미국 국제안보분석연구소(IAGS)의 갤 루프트 이사는 "트럼프 미 대통령이 기반시설에 매우 관심이 많은 데다 미국 기반시설을 개선하고 미국 기업의 사업 기회를 찾기를 원하기 때문에 일대일로에 흥미를 느낄 것"이라고 주장했다.






◇ '하나의 중국' 재언급하나…대만·남중국해 해법은

북핵, 무역문제 못지않게 '하나의 중국' 원칙을 둘러싼 대만 독립문제와 남중국해 갈등도 양국이 정밀 조율 대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의 전화통화로, 하나의 중국 원칙이라는 금기에 도전한 바 있다.

일단 단발성으로 끝났으나, 트럼프 미 행정부 내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협상카드로 쓰려는 기색이 여전하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와 관련해 어떤 얘기를 할 지 촉각을 곤두세운다.

최근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트럼프 대통령이 '하나의 중국'(one China)' 원칙을 지지한다고 밝히면 중국으로부터 비동맹 체제의 통일 한국을 뜻하는 '하나의 한국'(one Korea)을 용인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고 소개했다.

대만 내에서는 대만이 미중간 전략게임의 거래 카드로 전락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탕사오청(湯紹成) 대만 국립정치대 교수는 "양국이 다뤄야 할 중요한 쟁점이 많아 이번 회담에서 대만 문제가 무시되는 것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중국이 무역 분야에서 미국과 협력할 의사를 표명하고 북한에 대해 더 큰 압력을 행사하겠다고 하면 미국도 대만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중국해, 동중국해 문제도 미중간 중요 현안이지만 이번 회담에서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 中 '신형 대국관계' 관철하나…의전 vs 실질 중시

중국에는 가장 중요한 의제가 될 법하다. 이 문제에 대한 협상의 결과에 따라 이번 회담이 미중관계의 '게임 체인저'(game-changer)가 될 수도 있다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전망이 나온다.

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에 '신형 대국관계'를 구체화할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 주석은 취임 초기부터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충돌하지 않고, 대항하지 않고, 상호 존중하고 합작 공영해야 한다"는 신형 대국관계를 주창해왔으나 미국은 못 들은 척 부담스러워했다.

표면적으로는 중국을 '동등한' 관계로 대접해달라는 주장이지만 미국이 대만, 남중국해 등 동아시아 문제에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틸러슨 장관이 지난달 방중 때 왕이(王毅) 외교부장과의 회담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신형 대국관계의 캐치프레이즈 표현인 '상호 존중과 합작 공영'을 두 차례나 언급한데 주목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신형 대국관계'가 공동성명 내용에 포함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장바오후이(張泊匯) 홍콩 링난(嶺南)대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소장은 "중국은 전 세계에 (미국과 소련 등) 두 초강대국이 세계를 지배한 냉전 시대를 상기시키고 싶어 한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냉전 시기 미국과 소련 간에 대국관계가 형성됐었다면, 이제는 소련 대신 중국이 그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는 인식차로 연결된다. 중국은 정상회담 의전에 중심을 두는 반면 미국은 현안 해결에 방점을 찍고 있다.

시 주석이 핀란드를 들러 미국으로 향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회담했던 마라라고 리조트를 정상회담 장소로 고집했던 것도 '대국 체면'을 의식한 때문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따라서 시 주석에 대한 예우, 의전 문제가 중국엔 이번 회담의 의미를 상징하는 관전 포인트가 될 만하다. 두 정상의 대면시 표정이나 행동 뿐 아니라 회담 분위기, 사교 방식, 소통 시간, 배석 인사 등 모든 사안이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jo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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