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게릭병이 보인다'…퇴행성뇌질환 유전자 원리 규명 '첫걸음'

입력 2017-04-07 01:00  

'루게릭병이 보인다'…퇴행성뇌질환 유전자 원리 규명 '첫걸음'

UNIST 임정훈 교수팀, 새 유전자 2종과 결합해 발견

생화학·분자생물학 최고 권위 학술지 '몰레큘러 셀' 게재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루게릭병 등 퇴행성 뇌질환을 유발하는 생체시계 유전자의 작용 원리를 파악할 수 있는 획기적인 단서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견됐다.

이 유전자와 결합 가능한 새로운 단백질 유전자 2종을 발견하고, 유전자 결합시 생체리듬 주기를 인식하고 지속하는 과정을 밝혀냄으로써 퇴행성 뇌질환 유전자의 작용 원리를 규명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임정훈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부 교수팀은 생체시계 유전자인 어택신-2(Ataxin-2)가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분자생물학적 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해 생화학·분자생물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인 '몰레큘러 셀'(Molecular Cell) 6일 자에 발표했다.


퇴행성 뇌질환 유전자인 어택신-2는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일종의 생체시계 유전자다.

생체시계 유전자는 우리 몸을 24시간 주기에 맞춰 때가 되면 배고프고 졸리는 생리현상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임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어택신-2 단백질과 결합하는 2개의 새로운 단백질 유전자(Lsm12, me31B)를 발견했다.

또 어택신-2 단백질이 이들 유전자와 결합하면 각기 다른 생체리듬 조절기능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우선 어택신-2 단백질이 Lsm12 유전자와 결합해 우리 몸의 생체리듬이 하루를 24시간으로 인식하는 주기성을 갖게 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또 어택신-2 단백질이 me31B 유전자와 결합하면 수면주기 등 생체리듬을 지속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도 확인했다.

me31B 유전자는 시계 태엽을 감아주는 것과 비슷한 역할을 통해 생체시계가 계속 24시간 주기에 맞춰 돌도록 해준다.

임 교수팀은 이처럼 퇴행성 뇌질환 유전자인 어택신-2와 결합하는 새로운 단백질 유전자와 그 작용 원리를 밝혀냈고, 이는 루게릭병의 발병 원인과 치료 연구에 중요한 단서가 될 전망이다.

루게릭병이나 척수소뇌실조증, 파킨슨병 등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의 유전이 생기는 것은 어택신-2의 돌연변이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임 교수팀 연구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어택신-2가 다른 단백질 유전자와 결합해 생체리듬이나 퇴행성 뇌질환 조절 등의 신경생리학적 기능을 수행하는지와 관련해 전혀 알려진 바가 없었다.

임 교수팀은 실험실의 형질전환 초파리를 이용해 이번 연구를 성공리에 수행했다. 유전자를 조작한 초파리로 수면 주기 등 생체리듬을 관찰한 결과다.

임 교수는 7일 "이번 연구는 루게릭병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 발병 원인을 이해하는 근본적인 분자생물학적 모델을 확립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이런 결과를 토대로 어택신-2 단백질 복합체가 어떠한 세포생물학적 경로로 루게릭병 발생에 관여하는지 구체적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you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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