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아사드는 왜 화학무기 사용 '레드라인' 넘었나

입력 2017-04-08 21:17  

시리아 아사드는 왜 화학무기 사용 '레드라인' 넘었나

지지부진한 내전·국제사회의 방관 등이 극단적 선택 야기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미국이 6일(현지시간) 밤 시리아에 '응징' 공격을 단행하면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이 국제사회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한 화학무기 사용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시리아의 내전 종식 열망과 민간인 희생에 대한 아사드 정권의 무감각함, 미국 등 국제사회의 방관이 화학무기 사용이라는 끔찍한 결정을 이끌었다고 7일 분석했다.

우선 전문가들은 아사드가 이번 화학무기 공격이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피터 포드 전 시리아 주재 영국 대사는 가디언에 "아사드는 미치지 않았다"며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화해를 제의한 상황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한다면 역효과를 초래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6년간 지지부진하게 이어진 내전으로 입지가 좁아진 아사드는 결국 내전 종결을 위해선 화학무기 외에는 별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지난 2015년 러시아의 본격적 지원으로 시리아 정부군은 내전에서 승기를 잡은 것으로 보였지만 실제로 군사적 성과는 작고, 비용은 너무 컸다.

6년이나 계속된 내전으로 시리아 정부군은 주요 전투에서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매우 지쳐있었다. 게다가 여전히 내전 종식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아사드 정권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미국 오클라호마대학의 조슈아 랜디스 중동연구소장은 화학무기는 다른 군사수단이 고갈된 지도자에게 매력적일 수 있다며 "아사드와 그의 부하들은 이기길 원했다, 시리아 군대는 고갈되고, 탈진한 상태였다"고 분석했다.

이어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원자 폭탄을 투하해 미국은 (2차대전에서) 이길 수 있었다. 두 도시 모두 군사적 가치가 없었지만 전시 효과는 있었다"며 아사드도 이번 화학 공격으로 같은 효과를 노렸다고 해석했다.

민간인을 보호하는 국제전쟁법규를 밥 먹듯이 위반하는 아사드 정권이 아무런 죄책감 없이 화학무기 사용 결정을 내렸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2011년 시작된 시리아 내전은 시리아 정부군은 물론 온건세력부터 급진파, 테러조직까지 수많은 반군 조직이 연루돼 있지만, 민간인 피해 대부분은 시리아 정부군에 의해 발생했다.

일례로 아사드 정권은 2013년 반군 장악지역인 시리아 구타에서 사린 가스 공격을 감행해 1천400명을 숨지게 했고, 최근까지 내전 최대 격전지 알레포에서 민간시설에 무차별 폭격을 퍼붓고 있다.

이에 민간인 희생에 무뎌진 아사드 정권에 화학무기 사용은 어렵지 않은 결정이었다는 해석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시리아 내전 개입을 꺼렸던 국제사회의 소극적 태도도 아사드의 화학무기 사용 결정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아사드 정권은 반군에 가담한 이들을 온갖 잔혹한 방법을 동원해 고문·살해하고, 반군 장악지역에 화학무기 공격을 알게 모르게 일삼지만 국제사회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특히 올해 집권한 미국 트럼프 정부는 시리아 정책에 있어 이슬람국가(IS) 격퇴에만 전적으로 집중하며 아사드의 잔혹 행위는 방관하는 태도를 보였다.

백악관이 지난 4일 화학무기 공격 발생 후 시리아 사태를 "우리가 받아들여 할 정치적 현실'이라며 아사드 축출을 고려하고 있지 않음을 암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미국의 이런 태도에 아사드는 자신이 화학 공격을 감행해도 보복당할 가능성이 적다는 인식을 가지게 됐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영국 연구기관 RUSI의 샤산크 조시 수석분석가는 "아사드의 국내적·전략적 성공만 보고 그가 시리아 모든 지역에서 군사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혼돈해선 안 된다"며 "아사드는 많은 곳에서 허덕이고 있고, 그의 군대는 몹시 나쁜 상황에 있다. 결국 이것이 테러라는 전략을 야기했다"고 말했다.

viv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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