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사법 암흑의 날" 지적…"박근혜 구속에 분이 반 풀려"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박정희 정권의 대표적인 공안 조작·탄압 사건인 '인민혁명당(인혁당) 사건' 희생자 42주기를 맞아 서울 도심에서 조용한 추도식이 열렸다.
인혁당 희생자 추모기관인 4·9통일평화재단은 9일 오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유족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4·9통일열사 42주기 추모제'를 열었다.
추도사를 맡은 김상근 목사는 "님들을 교수대에 세웠던 박정희의 딸은 대통령에서 파면됐으니 그나마 위로를 받을 수 있을까요. 님들의 죽음은 헛되지 않았습니다. 끈질기게 이어오던 박정희 시대를 기어코 끝장내고 말았습니다"라고 희생자를 위로했다.
추도사에 이어 민중 가수의 공연과 희생자의 얼굴을 찍은 판화 앞에 흰 국화를 헌화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일부 유족은 곳곳에서 흐느끼며 눈물을 보였다.
이수병 선생의 부인 이정숙(71)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을 보며 분이 반(半) 풀렸다"면서도 "그러나 남편은 살아 돌아올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인혁당 사건은 1974년 중앙정보부가 유신에 반대해온 인물들을 '국가전복활동을 지휘하려 했다'고 몰아 이듬해 8명을 사형시킨 사건이다. 사법부가 정치권력에 예속된 '사법 살인' 사례로도 거론된다.
판결이 확정되고 불과 20시간만인 1975년 4월 9일 가족들에게 알리지도 않고 전격적으로 사형이 집행돼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국제법학자회가 이날을 '사법사상 암흑의 날'로 꼽았다.
인혁당 사건 희생자들은 모두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으나 박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2012년 이 사건에 대해 "대법원 판결이 두 가지"라고 말해 유족의 반발과 '역사인식'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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