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 사회] "점심시간에 40분이라도 푹 자고 싶다"…수면카페 성업

입력 2017-04-12 06:11   수정 2017-04-12 06:24

[피곤 사회] "점심시간에 40분이라도 푹 자고 싶다"…수면카페 성업

직장인 밀집 여의도 CGV 영화관 지난해부터 점심시간 '낮잠' 서비스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 11일 낮 12시 서울 지하철 강남역 주변 수면 카페 '꿀잠'.

밖은 환하고 번잡한 서울 도심이지만 카페 안은 초저녁이라도 된 듯 조명이 어두웠고 난방기 소리만 조용히 들릴 뿐이었다.

점심시간에 맞춰 양복을 입은 직장인들이 피곤함에 지친 표정으로 하나둘 지하 1층에 있는 카페 문을 열고 들어왔다.

수면 카페여서 발소리마저 조심스러웠고 주인과 손님도 소곤소곤 속삭이듯 이야기를 나눴다.

돈을 내고 한두 시간 잠을 자고 가는 수면 카페라는 명칭이 아직 대중에게 생소하지만, 이곳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이미 인기를 끌고 있었다.


카페는 검은 커튼 칸막이로 구분돼 있었다. 가로 2m, 세로 1.7m가량 되는 크기에 180도 뒤로 넘어가 완전히 누울 수 있는 리클라이너 소파가 들어차 있었고 TV도 설치돼 있었다.

카페에는 안마 의자를 포함해 총 18개 소파가 마련돼 있고 하루 40∼50명 손님이 이용한다. 카페 이용료는 1시간에 5천500원, 2시간에 9천900원이다.

주변 회사에서 설계직으로 근무하는 도욱환(27) 씨는 "회사에서 회식이나 야근한 다음 날 잠이 부족할 때 점심에 30∼40분가량 자러 이곳을 자주 찾는다"면서 "회사에도 휴게실이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눈치가 보여 여기가 편하다"고 말했다.

30∼50대 직장인이나 강남역 주변 학원 학생들, 영업사원들이 주 고객이다. 오전 11시 반에서 오후 1시 사이 손님이 가장 많으며 남성과 여성 이용객 비율이 6대 4 정도 된다고 한다.

1주일에 1∼2번 이곳을 찾는다는 직장인 김 모(34) 씨는 "업무 스트레스도 심하고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때문에 언제나 일이 끝나지 않는 느낌"이라면서 "그나마 점심시간에는 그런 부담이 덜해서 좀 쉬기 위해 찾는다"고 털어놓았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40대 남성 직장인도 "회사 일 스트레스로 언제나 몸이 피곤하다"면서 "페이스북에서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을 알고 한 번이라도 편하게 쉬고 싶어서 찾아왔다"고 말했다.

배범찬 꿀잠 사장은 지난해 8월 강남역 주변에 꿀잠을 개업했다.

영업 초기에는 하루 1∼2명만 방문했는데 점점 입소문이 나면서 개업 3개월 정도 지난 지난해 10월에는 하루 30∼40명으로 이용객이 증가했다.

현재는 손님이 더 늘어 하루 40∼50명이 찾는다.

배 사장은 "현대 직장인들은 업무와 회식 등으로 언제나 스트레스를 받고 잠이 부족하다는 점에 착안해 사업을 시작했다"면서 "이제는 단골손님도 생겼으며 손님이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수면 카페, 안마 카페 등 점심시간 때 잠시 눈을 붙일 수 있는 곳은 직장인들이 많은 강남과 여의도 등에서 점점 늘어나고 있다.

배 사장은 이런 카페들이 강남역 주변에 3∼4개, 선릉역과 삼성역 주변에도 각각 1∼2개씩 영업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수면 카페뿐 아니라 영화관도 지친 직장인을 위해 수면 사업을 벌이고 있다.

증권사 등 서울의 대표적인 직장인 밀집 지역인 여의도에 위치한 CGV 여의도는 지난해부터 점심시간을 이용해 영화관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에스타(Siesta)'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180도 완전히 뒤로 누울 수 있는 리클라이너 좌석이 비치된 프리미엄관에서 최대 90분 동안 낮잠을 잘 수 있는 서비스로 매주 월∼목요일, 오전 11시 반부터 오후 1시까지 운영된다.

1인에게 두 개의 좌석을 포함해 음료, 담요, 슬리퍼를 제공하며 어두운 조명, 잔잔한 음악 등 휴식에 적정한 환경에서 쉴 수 있다. 이용 가격은 1만 원이다.

sungjin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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