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단체관광 중단 한달] ③제주 관광업계 내국인 증가로 활기

입력 2017-04-13 06:05   수정 2017-04-13 06:15

[中 단체관광 중단 한달] ③제주 관광업계 내국인 증가로 활기

유커 빠져나가며 면세점 등 피해 눈덩이…중국 업체도 '피눈물'

관광시장 다변화 노력 본격화…에어아시아·필리핀항공 등 유치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 또는 금한령(禁韓令)이 적용된 지 1개월. 밀물처럼 밀려오던 중국 관광객은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그럼에도 제주는 대한민국 1호 '국민 관광지'로서 위치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내국인 단체관광객과 수학여행단이 늘고, 동남아 관광객이 증가하며 향토 업체들은 반색하고 있다.

중국의 단체관광 중단 조치는 오히려 제주에 투자한 중국 업체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더 큰 손해를 보고 있고, 그 업체에 고용됐던 중국인 노동자 대부분이 일자리를 잃었다.


◇ 중국 관광객 작년에 비해 90% 급감…내국인 관광객은 증가

올해 들어 10일 현재까지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45만1천827명으로, 전년도 65만5천245명보다 16만3천418명(26.6%) 줄었다.

한국 관광상품 판매가 전면 중단된 지난달 15일부터 현재까지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2만5천857명이다. 하루 평균 방문객은 994명이다. 올해 한한령 발효 이전 하루 평균 방문객 5천756명에 비해 5분의 1 이하로 격감했다. 지난해 1일 평균 방문객 9천871명과 비교하면 10분 1 수준이다.

중국인 관광객은 감소했지만, 전체 관광객은 증가했다. 같은 기간 내국인 331만7천651명, 외국인 55만8천20명 등 총 387만5천671명이 제주를 찾았다. 전년도 377만4천144명보다 2.7% 늘었다.

외국인은 전년도 72만3천86명보다 16만5천66명(22.8%) 줄었지만, 내국인은 전년도 305만1천58명보다 26만6천593명(8.7%) 증가했기 때문이다.

3월까지 통계를 보면 내국인 형태별 관광객 중 개별관광객이 21만1천361명, 부분 패키지 관광객이 7만1천659명 늘었다. 목적별로는 휴양 및 관람, 친지 방문 관광객 증가했다.

현재까지 204개 학교 4만8천여명의 학생이 제주로 수학여행을 온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99개 학교 4만7천여명보다 1천여명 늘었다.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대신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와 일본 관광객도 조금씩 늘었다.






◇ 면세점 등 일부 업종 피해 눈덩이…중국 업체도 '피눈물'

한한령은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이 많이 찾는 면세점 등 일부 업종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유커를 주대상으로 마케팅을 벌여온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의 매출은 40% 가량 떨어졌다. 이들 시내면세점은 각종 할인행사를 통해 재고 털어내기 등을 하고 있지만, 수익성은 더욱 악화했다. 현재 매출도 사실은 속칭 '따이꼬우'(代購)라고 불리는 중국인 보따리상에 의존하고 있다.

뒤늦게 2015년 7월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받은 제주관광공사(JTO) 면세점의 피해는 더 심각하다. JTO 면세점은 지난해 2월 임시 개장하고 나서 같은해 10월 '그랜드(Grand) 오픈'을 했지만 지난달에야 겨우 매장 구성을 완료했다. 기존 시내면세점들의 아성을 뚫고 겨우 중국인 단체관광객 유치에 성공했는데 한한령 폭탄을 맞았다. JTO 면세점의 매출은 60% 정도 빠졌다.

제주 속의 작은 중국으로 불리며 유커로 붐볐던 제주시 '바오젠 거리'는 물론 제주시 중앙지하상가, 성산일출봉 등지 각종 점포의 매출이 급감했다. 점포 임대료가 높은 이들 지역에서는 문을 닫는 점포도 나오고 있다.

한한령은 그러나 중국 업체들도 울리고 있다. 도내 일반여행업체 326개소 중 23.9%인 78개소가 중국인들이 설립한 업체다. 이 가운데 제주를 찾는 유커를 거의 독점적으로 유치했던 뉴화청국제여행사는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직원 40명과 가이드 500명을 거느린 이 여행사는 본 여행사 외에도 3개 여행사와 3개 관광숙박시설, 3∼4개의 사후면세점을 운영했으나 현재 모두 개점휴업 상태다.

이 업체는 제주신라호텔 카지노를 운영 중인 마제스타의 지분까지 사들였으나 유커가 급감해 큰 피해를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인이 사들이거나 임대해 운영하던 관광호텔 8개소, 가족호텔 2개소, 호스텔 2개소, 휴양콘도 8개소 등도 문을 닫거나 객실 가동률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유커 대상 외식업체 105개소 중 중국인 업체 63개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유커를 겨냥해 우후죽순 생겨났던 사후면세점 693개소 중 50% 이상이 중국계다. 이들 면세점은 인삼과 홍삼, 건강보조식품 진간보, 각종 화장품, 말뼈 제품 등을 주 상품으로 하는 이들 사후면세점은 대부분 문을 닫은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인 관광 가이드들도 생계에 큰 타격을 받았다. 도내에서 활동하던 중국인 관광 가이드 800명의 62% 정도가 휴업 상태다.

자격증 없이 관광 안내업을 해 해마다 문제시됐던 무자격 가이드 1천여 명은 관광지에서 사라졌다. 유커를 대상으로 한 각종 면세점과 호텔, 식당 등에 고용됐던 중국인들도 일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 국내 관광업체 반색…"관광시장 다변화 계기 만들어야"

유커가 빠지자 먼저 국내 여행업계가 활기를 띠고 있다. 유커로 항공편이 거의 매일 만석을 이루면서 항공권을 구하기 어려웠던 향토 여행사의 국내 여행상품 판매가 수월해졌다.

이전에는 국내 관광객이 제주 여행을 하려면 보름이나 한 달 전에 미리 항공편을 예약해야 했지만, 지금은 하루 전이나 당일에도 예약할 수 있다. 그래서 국내 개별관광객과 가족 단위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 때마침 이달부터 수학여행 시즌이 시작돼 유커가 빠진 자리를 메워가고 있다.







제주도는 침체한 외국인 관광시장 활성화를 위해 이달 한 달간 관광숙박업과 시설 관광지, 기념품업, 골프장, 관광식당 등 630여 업체가 최고 65% 할인하는 그랜드 세일을 하며 내수 활성화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도는 또 관광시장 다변화의 계기로 보고 외국 수학여행단 유치와 민간교류 지원, 무사증을 활용한 중국 개별관광객 직접 유치 마케팅을 강화했다. 대만과 일본 신규 취항 노선 프로모션 등의 대책도 추진한다.

중장기적으로 일본 및 아시아 시장 접근성 확대, 온라인 거래 플랫폼 구축, 동남아 국가 관광통역 안내사 양성 등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최근에는 필리핀항공 전세기를 유치했다. 필리핀항공은 이달부터 오는 6월 14일까지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총 21회에 걸쳐 전세기를 운항한다. 3천여 명의 필리핀 관광객이 제주를 찾는다.

아시아 최대 저비용(LCC) 항공사인 에어아시아로부터는 말레이시아와 제주 직항노선에 취항 의사를 받아내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러시아와 베트남 등지로도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강인철 제주도관광협회 국내여행업분과위원장은 "면세점 위주 쇼핑을 하는 중국 단체관광객보다 국내 관광객이 많이 들어오는 것이 토종 업체들에 더 많은 도움이 된다"며 "이 기회에 국내 관광객과 더불어 다양한 국가의 고부가가치 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kh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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