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개헌 국민투표 '예측불가'…반대진영 '투표부정' 우려

입력 2017-04-15 07:11  

터키 개헌 국민투표 '예측불가'…반대진영 '투표부정' 우려

부동층에 여야 지지세력 모두 포함돼…"결과 이미 정해졌다" 냉소도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대통령의 권한을 한층 강화하는 터키 개헌안 국민투표를 앞두고 반대 진영에는 투개표 부정에 대한 우려가 팽배하다.

거듭된 여론조사에도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구도는 이러한 우려를 부채질하고 있다.

이달 1∼13일 실시한 여론조사 12건의 결과를 보면 8건에서 찬성 응답이 3∼20%포인트 앞섰다.

나머지 4개 조사에선 반대 응답이 1∼7%포인트 더 높았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찬성 여론이 오차범위 이상 앞선다고 분석하면서도, 의견을 숨기거나 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많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부동층에는 반대의견을 드러내지 않은 야당 지지자뿐만 아니라 개헌안에 확신하지 못하는 여당 핵심 지지층도 다수 포함돼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터키 조사기관 '콘다'의 베키르 아으르드르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여당 정의개발당(AKP)은 개헌안에 회의적인 지지층을 의식, 개헌안의 내용 자체보다는 대결구도를 부각하고 지지세력을 결집하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헌 반대 진영은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를 '반대여론 우세'로 해석하면서 투개표 부정 우려를 드러냈다.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에서 개헌 반대 캠페인을 이끄는 세즈긴 타느르쿨루 의원은 최근 아랍권 언론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어떤 지역에서는 국민투표의 보안이 위협을 받는 상태"라면서, "당은 투표함 감시와 투개표 부정 차단에 최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타느르쿨루 의원이 언급한 '어떤 지역'은 쿠르드계 밀집지역을 비롯해 야당 지지세가 강력한 곳을 가리킨다.

쿠르드계 등 소수 집단을 대변하는 인민민주당(HDP) 소속 셀마 으르마크 의원은 이달 법무부를 상대로 한 질의에서 "하카리주 투개표 감시원으로 추천한 151명 모두 뚜렷한 이유 없이 거부됐다"면서 "국민투표의 신뢰도와 공정성에 의구심이 들지 않으냐?"고 따졌다.

아랍권 언론 알모니터는 친 AKP 노조 인사들이 투개표 감시원으로 대거 충원됐다고 전했다.

특히 테러조직 쿠르드노동자당(PKK) 토벌작전으로 도시 전역이 파괴된 디야르바크르, 누사이빈, 시으르나크, 지즈레 등 남동부 주민들은 인근 지역 곳곳에 흩어져 투표에 참여하기가 매우 어려워졌다.

14일 이스탄불의 거리 캠페인 현장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난 터키 유력지 기자 A씨는 "유권자가 어떻게 투표하든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다는 자조감이 퍼져 있다"고 설명했다.

CHP 소속 셰피카 케스킨 시슐리구(區)의원은 "유권자의 결정이 올바르게 드러나도록 투표함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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