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美부통령, 방한 최종일 '한미FTA 개선' 언급
트럼프 행정부 '안보와 무역' 연계 경향 주목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북핵 해결 협력에 따른 '청구서'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개정 요구로 날아올 것인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18일 한미 FTA 개정 추진 구상을 언급함에 따라 그 배경과 향후 한미관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펜스 부통령은 방한 최종일인 이날 오전 서울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연설에서 "우리는 앞으로 한미 FTA 개선(reform)이라는 목표를 향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펜스 부통령은 또 "한미 FTA 이후 5년간 미국의 무역 적자가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며 "미국 산업이 진출하기에 너무 많은 장벽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월 모든 무역협정을 재검토하겠다고 이미 천명했지만 미국의 최고위급 인사가 한미 FTA를 특정해가며 개정 추진을 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외교 소식통은 현재 미국의 상황으로 미뤄 펜스가 FTA 개정을 즉각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미국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을 최우선시 하고 있어 한미 FTA는 빨라야 올 가을에나 재검토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또 펜스가 사전적 의미상 '개선'을 뜻하는 'reform'이라는 단어를 쓴 만큼 재협상을 통한 대대적인 '개정' 보다는 보이지 않는 무역장벽 제거 등을 요구하려는 것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내달 9일 대선을 거쳐 한국에 새 정부가 들어서기 전 FTA 개정에 대한 운을 뗀 것은 한미 FTA라고 해서 '미국 우선주의'에서 예외는 아님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정부 당국자들은 전날 "한국과 100% 함께 할 것"이라며 철저한 한미동맹을 강조하고 강력한 북핵 해결을 천명한 펜스 부통령이 이날 '청구서'를 보여준 것이라는 시각에 신중한 반응이었다.
더욱이 현재 한미관계에서 당면 현안은 북핵 문제인 만큼, 펜스 부통령이 자국 경제인들 앞에서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안보와 무역을 긴밀하게 연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정책 추진 스타일로 미뤄 한미 FTA 개정 등 요구가 결과적으로 한국 입장에서 '청구서'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중국이 북핵 문제와 관련해 우리와 협력하는데 왜 내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이라고 부르겠느냐?"라고 적은 것은 안보와 무역 연계의 대표적 사례로 평가됐다.
미 행정부가 한미의 최대 안보 현안인 북핵 해결을 위해 강력한 대 중국 압박을 가하는 등 외교적 역량을 쏟고 있는 상황에서 FTA 관련 요구를 해올 경우 정부는 외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외교 전문가는 펜스 부통령의 한미 FTA 개정 언급에 대해 "다음 한국 정부와의 관계 설정에 있어 미국 측이 가진 레버리지(지렛대)를 시사한 것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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