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하반기 경제전망도 상향 조정 가능성…대내외 불확실성은 걸림돌
(세종=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해외투자은행(IB), 한국은행에 이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까지 한국 경제성장률을 잇달아 상향 조정하면서 올 초 시작된 경기 훈풍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KDI는 18일 발표한 '2017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지난해 12월 제시한 2.4%에서 2.6%로 0.2%포인트(p)로 상향 조정했다.
KDI는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한 이유로 최근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는 수출과 투자를 꼽았다.
올해 총수출(물량)은 지난해 말 전망 당시(1.9%) 대비 증가 폭이 대폭 확대된 4%나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투자는 당초 올해 4.4%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번 전망에서 6.4%로 올려잡았고 설비투자 증가율은 2.9%에서 4.3%로 상향 조정했다.
KDI가 성장률을 상향 조정할 것이라는 점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KDI에 앞서 다른 기관들이 최근 줄줄이 한국 경제성장률을 높여왔고 정부 역시 경기가 회복했다고 공식 평가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달 말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제시했다.
지난해 말 전망치인 2.1%보다 0.4%포인트나 올려잡은 것이다.
세계 경제 성장률이 개선됨에 따라 수출이 회복돼 성장률도 상승하리라는 것이 한경연의 시각이었다.
국제금융센터가 이달 바클레이즈, 모건스탠리, 노무라 등 10개 해외 IB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평균을 낸 결과 2.5%로 2개월 전보다 0.1%포인트 상승한 바 있다.
해외 IB들은 그간 한국의 성장률 전망을 다른 기관보다 비관적으로 본 데다 지속해서 하향 조정했다는 점에서 이들의 성장률 전망이 오른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받았다.
비교적 신중한 기관으로 꼽힌 한국은행 역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지난해 11월 수치보다 0.1%포인트 올렸다.
한은이 성장률 전망을 올려 잡은 것은 지난 2014년 4월 이후 3년 만의 일이었다.
정부가 오는 6월 발표할 하반기 경제전망에서도 성장률 전망치가 수정될지 관심을 모은다.
정부는 지난 11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5개월 연속 수출이 증가해 생산·투자의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부진했던 소비도 반등했다"면서 국내 경제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공식 진단을 내놓은 바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한국시각으로 이날 밤늦게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이 포함된 세계경제전망을 발표할 예정이다.
IMF는 지난달 14일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이전의 3.0%에서 2.6%로 0.4%포인트 낮춘 바 있다.
최근 다수 기관의 상향된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대부분 2%대 중반으로 수렴하고 있어 애초 3%대에서 2%대 중반으로 조정한 IMF가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등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국내 민간소비도 회복세가 미약해 경기 회복을 제약할 가능성이 남아있어 경기 훈풍이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임금근로자 증가세 둔화, 자영업자 증가세도 계속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KDI 관계자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하거나 우리 경제를 둘러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경기가 빠르게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라며 "이 과정에서 한계가구 및 기업 등 취약부분이 부실해지면 부정적 파급은 더 증폭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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