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자카르타 주지사, 신성모독 논란 끝 재선 실패

입력 2017-04-19 21:14  

인니 자카르타 주지사, 신성모독 논란 끝 재선 실패

차기 대선 구도 '요동'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19일 실시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 결선투표에서 무슬림 후보가 중국계 기독교도인 현 주지사를 상당한 차이로 누르고 사실상 당선됐다.

현지 유력지인 일간 콤파스의 실시간 집계에 따르면 98% 개표가 완료된 이날 오후 4시 45분(현지시간) 현재 아니에스 바스웨단 전 고등교육부 장관이 58%를 득표해 42%를 얻은 바수키 차하야 푸르나마(일명 아혹) 현 자카르타 주지사를 크게 앞섰다.

인도네시아서베이연구소(LSI)와 사이풀 무자니 리서치앤컨설팅(SMRC) 등 여타 여론조사기관들이 집계한 결과도 대동소이했다.

이에 아니에스 전 장관은 곧바로 승리를 선언하고 나섰다.

그는 "이제 우리는 새 장을 열고 이 도시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가기 위해 함께 일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아니에스 전 장관과 연대해 온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인도네시아운동당 총재도 "우리는 이제 새 주지사와 부지사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혹 주지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패배를 인정하고 "남은 임기 6개월간 지금껏 추진해 온 각종 사업을 최대한 마무리 짓겠다"고 밝혔다.

아혹 주지사는 작년 초까지만 해도 지지율이 59%에 이르러 재선이 확실시됐지만, 같은 해 9월 그가 '유대인과 기독교도를 지도자로 삼아선 안 된다'는 내용이 담긴 이슬람 경전 코란을 모독했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지지율이 급락했다.

이슬람 강경파들은 이를 빌미 삼아 작년 하반기부터 자카르타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거듭 열면서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했고, 경쟁 후보들도 비이슬람교도와 중국계에 대한 반감을 부추기면서 심각한 정정불안이 초래됐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아혹 주지사의 패배로 인도네시아 이슬람교도 사회의 과격화 추세가 더욱 뚜렷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한편,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아혹 주지사가 재선에 실패하면서 2019년 차기 대선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자카르타 주지사는 대권 도전의 디딤돌로 여겨진다.

인도네시아 정치권에서는 아니에스 전 장관의 후견인 격인 프라보워 총재가 이번 승리를 바탕으로 대선에 출마해 재선에 도전하는 조코위 대통령과 맞붙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프라보워 총재는 지난 2014년 대선에서 다크호스로 등장한 조코위 대통령에게 석패한 뒤 대선 불복을 선언한 전력이 있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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