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전문가들, 'RISS 美대선 개입 계획 수립' 주장 반박

입력 2017-04-21 17:53  

러 전문가들, 'RISS 美대선 개입 계획 수립' 주장 반박

"기밀 프로젝트 추진할 능력 못돼…대선개입 이슈 재부각 시도"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대통령 행정실 산하 싱크탱크인 러시아전략연구소(RISS)가 지난해 미국 대선 개입계획을 작성했다는 서방 언론 보도에 대해 현지 전문가들이 반박에 나섰다.

러시아 전문가들은 RISS가 실제 연구·분석 능력은 떨어지고 퇴직한 정보기관 고위인사들의 명예직 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한 기관 정도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미국 대선 개입 같은 고도의 전문성과 기밀을 필요로 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준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대통령 행정실을 위한 보고서 작성에 참여했던 현지 정치학자 글렙 파블롭스키는 21일(현지시간)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RISS는 이데올로기 센터로 그곳에서 생산된 자료는 선전용으로 사용하기에도 부적절한 수준"이라면서 "그들이 해커를 동원한 정보전에 연관됐다는 주장은 우스운 얘기"라고 일축했다.

미국 전·현직 관리 7명은 전날 RISS가 지난해 6월과 10월에 작성한 두 건의 문서를 입수했다며, 여기에는 당시 선거 국면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후보에게 유리하게 조성하기 위한 방안들이 담겨 있다고 로이터 통신에 밝혔다.

통신은 6월 작성된 문서는 미국 유권자들이 친러시아 후보(트럼프)를 뽑도록 유도하기 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선전전을 펼치는 계획을 담고 있다고 전했다.

또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작성된 10월 문서에는 선거 부정 의혹을 증폭시켜 클린턴이 당선되더라도 대통령직을 원활히 수행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하지만 다수의 러시아 전문가들은 RISS가 이런 보고서를 작성할 능력이 없다며 로이터 보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RISS 소장 미하일 프라트코프는 로이터 기사를 "음모론"이라고 규정하고 "식어가는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키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RISS는 보리스 옐친 초대 러시아 대통령 지시로 지난 1992년 설립됐으며,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에서 분리된 대외정보국(SVR)의 분석기관 역할을 했다.

지난 2009년 기구 개편을 거치면서 대통령 행정실 산하로 들어갔고 이때 SVR 정보분석실 실장을 지낸 레오니트 레셰트니코프가 소장을 맡았다.

그러다 올해 1월 SVR 국장(2007~2016)과 총리(2004~2007)를 지낸 프라트코프가 소장을 맡으면서 위상이 다소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구소는 주로 정부의 장기 국가안보 정책 수립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고 분석하는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이달 중순에는 한국 국립외교원과 세미나 상호 개최, 전문가 교류 활성화, 공동 연구 추진 등을 내용으로 하는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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