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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좋고 건강한 '슬로피시' 아시나요…해양생물학자의 인문학

입력 2017-04-27 17:17  

맛좋고 건강한 '슬로피시' 아시나요…해양생물학자의 인문학

신간 '우리가 사랑한 비린내'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슬로푸드'(slow food)는 1986년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 주의 작은 마을에서 만들어진 한 음식 모임에서 시작됐다. 당시 로마 광장에 맥도날드가 문을 열자 패스트푸드가 이탈리아의 전통 음식문화를 망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퍼졌고, 이 같은 위기감이 슬로푸드 운동을 낳았다.

하지만 슬로푸드는 단순히 좋은 음식을 먹자는 데 그치지 않고, 현대 문명의 효율성과 속도에 빼앗긴 인간성, 다양성, 지속가능성을 회복하려는 인문·환경운동으로 발전했다.

'슬로피시'(slow fish)는 슬로푸드처럼 좋고, 깨끗하고, 공정한 수산물을 뜻한다. 지속가능한 어업과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소비자의 책임 있는 수산물 소비를 모토로 내세운다.

신간 '우리가 사랑한 비린내'(서해문집 펴냄)는 우리가 이미 이 같은 슬로피시를 갖고 있다면서 남해 죽방렴(竹防簾)과 석방렴(石防簾), 강화도 건간망(建干網), 제주도 원담과 같은 전통 방식의 생태어업을 사례로 든다.

조선 후기 화가인 단원 김홍도의 풍속화에도 등장하는 죽방렴은 대나무로 발을 쳐 놓고 바닷물이 드나들 때 헤엄치다 걸린 물고기를 잡는 어법이다. 어법은 같은데, 건간망은 대나무 대신 그물을 쓰고, 석방렴과 원담은 돌을 쌓아 어구로 사용한다.

실제로 죽방렴으로 잡은 경남 남해의 죽방멸치는 2001년 포르투갈에서 열린 슬로푸드 대회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다고 한다.

책은 다금바리, 도루묵, 비양도 꽃멸, 삼치, 방어, 전복, 멍게 등 근해에서 나는 다양한 해산물의 유래와 생태, 그에 얽힌 추억, 밥상 풍경까지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맛깔나게 펼쳐 보인다. 그리고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좋은 음식과 삶, 가치에 대한 속 깊은 이야기를 풀어낸다.

저자는 20여 년간 한반도의 섬과 바닷가를 전전해온 해양생물학자인 황선도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연구위원이다.

저자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선 빠르게 대량 생산되는 공장식 어업이 아니라 "느리고 좀 불편하더라도 생태적이고 공동체 모두를 위한 슬로피시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한다. 336쪽. 1만5천원.


abullapi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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