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용 인조혈관 공급 미국 의료기업체 한국시장 철수 논란

입력 2017-04-28 11:10  

소아용 인조혈관 공급 미국 의료기업체 한국시장 철수 논란

고어사 "수익성 낮아 제품공급 중단"…소아 심장병 환자 수술 비상

(서울=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 소아 심장 수술에 쓰이는 인조혈관을 공급하는 미국 의료기기 업체 고어(GORE)사가 일방적으로 제품 공급 중단 및 메디컬사업부 철수를 국내 병원과 납품 대리점에 통보해 논란이 일고 있다.

환자의 생명과 건강보다 이익만 추구하는 행위는 의료기기 업체로서 윤리의식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28일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와 중재혈관외과학회에 따르면 고어사는 지난 2월 말 국내 병원과 대리점에 보낸 공문을 통해 미국 본사의 영업전략 방침에 따라 한국시장 철수를 결정했다고 통보했다.

고어사는 미국과 중국에서의 인조혈관 공급 단가가 각각 80만원, 140만원가량이지만 한국에서는 약 40만원밖에 받을 수 없어 매출 이익이 남지 않는다고 철수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신제품 수입등록을 할 때 요구하는 각종 서류와 자료에 기업비밀까지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이런 결정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3년 주기로 식약처 공무원이 해외 현지 의료기기 생산시설을 방문해 점검하는 'GMP 제도' 역시 업체 측에게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고어사가 공급하는 일부 제품의 경우 대체품목이 없어 환자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연간 50~150건의 수술이 이뤄지고 있는 소아 심장 수술용 인조혈관은 고어사만 제품을 생산·공급하고 있다. 성인용 제품은 고어사 외 마퀘트코리아·바드코리아·테루모코리아 등 다른 업체 제품으로 대체할 수 있다.

신재승 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정책위원장(고대안산병원)은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의료기기 수가를 결정할 때 수입원가만 고려하고 병원 수탁비용·보관·관리비용·유효기간에 따른 폐기·손실 비용·인건비 등을 포함하지 않아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어떠한 이유에서도 의료기기 공급 중단으로 인해 환자가 사망하거나 국민건강에 해가 되는 경우는 없어야 한다"며 "관계 당국과 업체는 현 사태의 원인과 문제점을 조속히 파악해 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적절한 시기에 양질의 제품으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로지 이익만 추구하는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있다.

이세라 대한외과의사회 총무이사는 "의료기기 업체의 횡포로 수술을 못 하게 되면 국민의 비판은 고스란히 의사에게 돌아오지 않겠는가"라며 "의료재료 가격 책정이 낮게 된 것은 분명한 문제이지만, 일방적으로 철수를 결정한 업체 측에도 윤리적인 문제가 있어 보인다. 이런 문제가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가 적정 수가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고어는 메디컬사업부에 근무하고 있는 한국인 직원들을 퇴사 조치하고 있다. 고어는 등산복 등에 쓰이는 고어텍스 소재를 생산하는 업체로도 유명하다.

고어 관계자는 "9월 30일부로 완전 철수가 결정된 것은 사실이며 메디컬사업부 담당자가 없는 상태이므로 더는 밝힐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km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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