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밭 갈아엎은 자리에 복숭아…"과잉생산 걱정되네"

입력 2017-05-08 07:12  

포도밭 갈아엎은 자리에 복숭아…"과잉생산 걱정되네"

올해 재배면적 포도 10.5%↓…'대세' 복숭아는 또 3.5% 증가

"2021년 복숭아 생산량 평년比 42.3%↑…작목 선택 신중해야"

(전국종합=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 복숭아 재배면적이 가파르게 늘면서 공급 과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농산물 수입 확대에 따라 다른 작물을 키우던 농가가 복숭아로 전환하는 사례가 속출해 사과에 이어 복숭아의 수급 불안과 가격 하락 가능성이 제기된다.

7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가 이달 발간한 농업관측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복숭아 재배 면적은 2만578㏊로 지난해 1만9천877㏊보다 3.5%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복숭아 성목(成木) 면적은 1만4천893㏊로 2.8%, 유목(幼木)은 5천685㏊로 5.4% 확대될 전망이다.

포도, 블루베리 등을 재배하다 FTA 폐업 지원을 신청한 농가가 복숭아 재배로 돌아서는 경우가 많이 신규 재배 면적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주요 과일 가운데 올해 재배 면적 증가가 예상되는 작목은 복숭아와 사과(0.7%)뿐이다.

포도는 10.5%, 배 3.8%, 감귤은 0.8% 각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도밭을 갈아엎고 복숭아를 키우는 농가가 많다는 얘기다.






복숭아 재배 확산은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촌경제연구원에 의뢰해 FTA 폐업 지원 농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폐업 지원 농가 10곳 중 8곳 이상이 영농활동을 계속할 계획이며, 이들 농가의 31.9%는 과수 재배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수 재배를 계획하는 농가의 선택 작목을 보면 복숭아가 28.4%로 가장 많았고, 아로니아(14.9%), 자두(12.6%)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포도 농사를 그만두고 복숭아 재배로 전환하는 사례가 줄을 잇는다.

칠레와 FTA를 맺기 전인 2000년 전국 포도 재배 면적은 2만9천㏊였지만 지난해는 절반인 1만5천397㏊로 줄었다.

이런 현상은 대표적 포도 산지인 충북 영동·옥천에서 두드러진다.

한·칠레, 한·미 FTA 체결 이후 전체 포도밭의 3분의 1가량이 정부 보상을 받고 농사를 접었다.

가격 경쟁력에서 수입 포도에 밀리는 데다 고령화로 일손이 많이 가는 포도 농사를 짓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영동군의 경우 2015년 FTA 폐업 지원이 시작된 이후 포도밭 596㏊가 문을 닫았다. 보상이 시작되기 전 1천801㏊에 달했던 이 지역 포도밭의 33.1%가 사라졌다.

옥천군도 사정이 비슷하다. 전체 포도밭 325㏊의 29.2%인 95㏊가 보상을 받고 폐원했다. 2004년 786㏊였던 포도밭은 13년 만에 3분의 1인 230㏊가 됐다.

복숭아 재배 면적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에서 추가 작목 전환이 이뤄지면 2021년 생산량은 평년 대비 42.3% 급증할 것으로 농림부는 내다봤다.

사과와 함께 복숭아가 양대 특산품인 충주의 복숭아 재배 현황을 보면 2014년 1천13㏊에서 1만1천245t을 생산했으나, 2015년에는 1천50㏊ 1만2천890t, 2016년 1천115㏊ 1만3천383t으로 늘어났다. 2년 만에 생산량이 19%나 증가했다.

충주시는 올해도 복숭아 생산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판로 확보를 위한 공격적 마케팅에 나섰다.

농림부도 복숭아 재배 확산 추세가 심상치 않다고 보고 대체 작목 선택에 신중을 기해 달라고 농가에 당부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복숭아 재배 면적이 평년보다 큰 폭으로 증가해 생산량이 늘어나고 가격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조기 출하를 지양하고 고당도, 고품질 제품 생산 등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k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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