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로 입단해 타자 전향, 현역 입대 후 정식 선수 등록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저는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제 2년 된 타자잖아요."
숱한 고비 속에도 김규민(24·넥센 히어로즈)은 '미래'만 바라봤다.
힘겨울 때마다 머릿속에서 그리던 1군 무대. 그 횟수가 많으니 실제로 1군에서 안타를 쳐도 무덤덤하다. 그리고 다시 미래로 시선을 옮긴다.
김규민은 5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홈경기에 7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선발 라인업 카드'에 그의 이름이 적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무덤덤했다. 처음 1군에 올라온 5월 2일을 제외하고는 어떤 일이 일어나도 긴장하거나 떨리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데 김규민은 자꾸 '어떤 일'을 만든다.
하루 전인 4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1군 무대 첫 안타를 친 김규민은 이날 SK전에서는 4타수 2안타로 첫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작성했다.
특히 0-3으로 뒤진 5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우중월 3루타를 치며 첫 장타도 만들었다.
"홈런 타자는 아니지만, 라인 드라이브성 타구를 만들 줄 안다. 그리고 빠르다"라는 장정석 넥센 감독의 평가대로 김규민은 강한 타구로 빠르게 3루에 도달했다.
넥센은 5회 김규민의 3루타를 시작으로 3점을 얻어 동점을 만들었고, 6회와 7회 점수를 추가해 5-3으로 이겼다.
김규민은 당당한 승리의 주역이었다.
경기 뒤 만난 김규민은 "타구가 3루타 치기 좋은 곳에 떨어졌다. 운도 따랐다"고 몸을 낮추면서도 "내 장점을 발휘한 것 같아 기분 좋다"고 했다.
고교 시절 김규민은 투수였다.
휘문고를 졸업한 2012년 6라운드 전체 58순위로 넥센에 입단한 그는 곧바로 타자 전향을 준비했지만 팔꿈치 수술을 받으며 재활에 돌입했다.
2013년 6월 현역으로 입대한 그는 2015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타자 수업을 받았다.
주머니 속 송곳. 김규민은 탁월한 재능으로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았다.
육성 선수로 전환됐던 김규민은 올해 퓨처스(2군)리그에서 타율 0.370으로 활약했고 5월 1일 정식 선수 신분을 회복했다.
5월 2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된 그는 1군에서도 재능을 발휘하고 있다.
김규민은 "강병식 타격 코치님께서 스윙을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 있게 치라고 하셨다. 오늘 삼진 2개를 당한 건, 오히려 삼진을 피하려고 소극적인 스윙을 했기 때문"이라며 "삼진을 두려워하지 않고 더 적극적으로 스윙하겠다"고 말했다.
김규민은 늦깎이 신인이다. 하지만 자신은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김규민은 "타자에 입문한 지 2년 정도 됐다. 나는 지금도 빨리 1군에 왔다고 생각한다"며 "나이가 어린 타자들에게도 배우고 있다. 더 성장하겠다"고 다짐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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