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등장 호주인 12명 중 아시아계 1명 제외하고 모두 백인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진보성향 주요 야당인 호주 노동당의 30초짜리 TV 광고가 인종차별적이라는 이유로 구설에 휘말리면서 당 안팎으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노동당은 정부가 9일 2017-18회계연도(2017·7~2018·6)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고용과 관련해 '호주인 우선'의 정책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되자 이에 뒤지지 않겠다는 듯이 지난 주말부터 유사한 내용의 TV 광고를 시작했다.
빌 쇼튼 대표는 이 광고에 직접 출연해 "호주인들을 우선 고용하고, 호주 제품을 우선 구매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광고는 쇼튼 대표 옆자리에 약간 화난 표정의 호주인 12명을 내세웠는데 아시아계 여성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백인들로 채워지면서 논란을 불렀다.
소셜미디어에서 인종차별적이라는 비난이 들끓었고, 여야를 가릴 것 없이 정치권으로 논란이 번졌다고 ABC방송 등 호주 언론이 8일 보도했다.
노동당 중진인 앤서니 알바니스 의원은 '충격적'이라며 결코 제작됐거나 공개돼서는 안 될 내용이었다고 비판했다.
알바니스 의원은 또 누구든 광고를 보면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알 수 있다며 당 집행부 일원인 자신도 모르게 이런 광고를 승인한 사람의 해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쇼튼 대표는 비난이 쇄도하자 자신도 최종판을 뒤늦게 봤다며 해명에 나섰다.
쇼튼 대표는 광고를 본 여러 사람이 다양성 부족을 지적해왔다며 부실한 관리 감독의 재발 방지책과 함께 해당 광고의 재검토를 지시했다.
그러나 한인 밀집지 스트라스필드를 지역구로 하는 여당인 자유당의 크레이그 론디 의원은 방송 전에 광고 최종본을 보지 못했다는 쇼튼 대표의 말을 믿을 수 없다며 쇼튼 대표를 '외국인 혐오자'라고 비난했다.
호주 언론매체들은 '호주인 우선 고용' 문제가 많은 관심을 끌자 노동당 측이 급하게 이를 견제하려다 '사고'를 친 것으로 보도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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