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인에 바란다] 경기

입력 2017-05-09 23:40   수정 2017-05-09 23:51

[당선인에 바란다] 경기

"지방분권 강화하고 비정규직 차별 철폐해야"



(수원·안산·광주=연합뉴스) 이우성 최해민 강영훈 기자 = 경기도민은 9일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을 향해 지방분권 강화와 지방 규제 완화, 세월호 진상규명, 다문화 가정 포용, 비정규직 차별 철폐, 고용시장 구조 개선 등 다양한 바람을 쏟아냈다.

세월호 참사 최대 피해 지역인 안산은 아직도 가족을 만나지 못한 미수습자들에 대한 관심과 참사 진상규명을 촉구했고, 광주 나눔의 집에 거주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지난 정권이 체결한 일본과의 합의안을 폐기하고 진정성 있는 공식 사과를 받아 달라고 당부했다.

결혼 이주여성들은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도 사각지대에 놓인 다문화 가정을 보듬어 줄 것을 바랐고, 같은 노동자임에도 정규직과 차별받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길 기대했다. 능력을 갖추고도 직장을 구하지 못한 30대 취업준비생은 공무원 시험에만 몰두하게 한 고용시장의 구조 개선을 주문했다.

▲ 정기열 경기도의회 의장 = 지방분권형 개헌을 이룰 것과 경기지역 규제 완화를 주문한다. 그동안 제왕적 대통령제에 따라 권력이 모두 중앙에 집중됐다. 대통령 당선인은 지방분권형 개헌을 이뤘으면 한다. 지방분권은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현행 8대2에서 6대4로 개편하는 것이 우선이다. 중앙에서 돈을 가지고 지방행정을 제약했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호남, 경남, 충청, 강원 등 전 국민이 모여 사는 곳이고 전국에서 가장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있지만,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대의명분에 따른 산업규제로 여전히 일자리 창출에 어려움이 많다. 지역 특성에 맞춰 규제를 풀어 중소기업이 성장하고 대기업과 상생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울러 경기도가 접경도인 점을 감안, 안보를 굳건히 할 수 있는 리더십과 다각적인 외교노력도 당부한다.

▲ 전명선 4·16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 국정농단에 분노한 국민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했고, 정의를 앞세운 촛불의 힘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대통령 당선인은 누구보다 국민의 바람을 온전히 이해하고, 실현해줬으면 좋겠다. 국민의 마음과 눈물을 닦아주는 정치가 참된 정치가 아닌가 생각한다. 세월호 유가족들뿐 아니라 비정규직, 장애인, 청년, 여성, 노동자 등 구석구석에서 신음하는 모든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치를 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 줄 것을 부탁한다.

세월호 피해 가족으로서 바라는 것은, 조속하고 진정성 있는 미수습자 수습, 박근혜 정부에 의해 강제해산된 세월호 특조위 재가동, 세월호 참사를 올바로 기억하고 추모할 수 있는 416안전공원 건립 등이다.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90) 할머니 = 2000년 중국에서 귀국한 이후 대통령 선거만 네 번을 겪었다. 빠짐없이 네 번 모두 투표했다. 투표할 때마다 대통령에게 바란 건 일본의 공식 사과였지만, 끝내 그 작은 소망은 이뤄지지 않았다.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정권이 2015년 12월 28일 체결한, 할머니들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합의안을 폐기하고, 피해자와 국민이 참여하는 새로운 합의를 부탁한다.

선거 때만 되면 후보마다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해결한다고 얘기하는데 막상 당선되면 무관심한 것 같다. 일본은 우리나라 이런 정치인을 너무 잘 알아서 우리를 우습게 본다. 이번에는 일본이 우습게 보지 않게 일본에 꼭 우리 문제를 이야기해달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권회복이 될 수 있도록 올바른 인권과 역사 정신을 가지고 당당하게 일본에 요구해야 한다.

▲ 안산 결혼 이주여성 오현미씨 = 1997년 귀화해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다문화 가정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실정이다. 지방자치단체에 다문화 정책을 다루는 부서가 있지만 정작 이주 여성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은 부족해 보인다. 외국어에 능통하고, 각 나라 문화에도 익숙한 이주 여성들이 지자체 다문화 정책 관련 부서에서 능력을 펼치도록 기회를 주는 방법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주 여성들은 한국 여성만큼이나 보육 문제에 많은 관심이 있다. 하지만 한국어에 능숙하지 않은 이주 여성들이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학교 등에서 온 안내문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도움이 절실하다. 우선 외국인 밀집 지역만이라도 각 교육기관에 언어 소통이 가능한 외국어 능통자를 배치하는 등 배려해줬으면 한다.

▲ 이필운 안양시장 = 지역 숙원사업인 안양교도소 이전에 대통령 당선인의 관심을 촉구한다. 안양교도소는 1963년 도심 외곽에 지어졌으나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현재는 도심 한복판에 위치해 지역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2015년 6월 기획재정부에서 국유재산의 효율적 활용을 통한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경기 남부 법무타운(안양교도소 이전) 조성사업을 국책사업으로 발표한 바 있으나 이후 관계 기관 간 이견 등으로 중단된 상태다. 국토연구원에 의하면 경기 남부 법무타운 조성사업은 약 16조원의 민간투자 유발 효과와 20만 명 이상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사업이다. 하루빨리 이를 국책사업으로 확정해 나라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과 경기남부권 도시들의 상생 발전을 위한 계기를 마련해 주길 바란다.

▲ 비정규직 근로자 라두식씨 = 전국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지회장을 맡은 입장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보호받는 세상을 바란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 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조차 허울일 뿐이다. 노조를 구성하거나 단체 행동을 한다고 해도 원청에 의해 무력화되기 일쑤다. 예컨대 원청은 비정규직 노동자와의 교섭에 들어오지도 않고, 파업 시에는 대체 인력을 가용하거나 아예 해당 업체를 폐업시키기도 한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노조를 구성할 수 있는 권리를 누리는 것이 최저임금 1만원 도입보다 시급하다.

우리나라 노조 가입률은 10% 정도 되지만, 비정규직은 1%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대통령 당선인은 비정규직 노동자도 노동 3권을 누릴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개선해줬으면 한다.

▲ 취업준비생 박유천씨 = 청년들이 공무원직에만 몰리는 현상은 국가 미래에 좋을 것이 없다. 국가 지원을 받고 성장한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법제화해 고용시장을 활성화 하는 것이 시급하다. 아울러 중소기업에 대한 표면적 지원은 청년 취업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실제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채용 환경을 바꿔야 한다.

▲ 경기도 공무원 A씨 = 대통령 당선인이 탄핵과 조기 대선에서 분열된 지역간, 세대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취임사에서 국민통합 방안을 발표해줬으면 좋겠다. 역대 정권에서 그랬듯 배려차원의 특정지역 출신 인사는 지양하고,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받았던 경기도 출신을 국무위원으로 인선하길 바란다. 이와 함께 수도권정비계획법을 수정해 각종 규제를 풀어주고 발전 방안을 마련해 주기를 희망한다.

goal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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