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여행으로 되새기는 슬픈 역사…동화 '군함도'

입력 2017-05-11 09:42  

시간여행으로 되새기는 슬픈 역사…동화 '군함도'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이곳은 탄광촌으로 석탄 산업이 발달해 많은 사람이 아주 행복하게 일하며 삶을 즐겁게 누렸던 곳입니다. '일본의 미래'라 불렸던 곳이죠."

아빠가 일본 나가사키로 발령받으면서 일본인 친구들과 같은 학교에 다니게 된 도윤이는 하시마섬으로 역사수업을 받으러 간다. 군함을 닮아 '군함도'로 불리는 하시마섬은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징용의 아픔이 서린 곳이다. 하시마섬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며 선조들의 위대함만을 강조하는 문화해설사의 설명에 도윤이 마음은 적잖이 불편하다.

장성자 작가의 '군함도'(바우솔)는 하시마섬 탄광에 들어가 석탄 캐는 조선인들을 직접 만나는 판타지를 통해 참혹한 우리 역사를 되새기게 하는 동화다. 도윤이는 휴대전화로 찍은 탄광 사진을 들여다보다가 자기보다 조금 몸집이 큰 까까머리 아이를 발견한다. 갑자기 주변 풍경이 달라지더니 곧 험악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 조센징 새끼가!"




도윤이는 군복 입은 남자에게 맞고 있는 아이를 도우려고 탄광에 좀더 깊숙이 들어갔다가 놀라운 경험을 한다. 형이라고 해도 될 법한 젊은 남자부터 나이 지긋한 아저씨들까지 한국 사람들이 많았다. 해설사는 그곳에서 한국인이 일했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다. 남자들은 허리조차 펼 수 없을 만큼 좁고 바닷물이 들어차는 해저탄광에서 죽음을 무릅쓰고 석탄을 캐고 있었다.

무슨 죄를 지었길래 밥도 못 먹고 매를 맞아가며 일할까. 도윤이가 묻자 한 아저씨가 말한다. "나라를 빼앗겼으니 아주 큰 죄를 지었지." 우리나라는 오래 전에 독립했다는 도윤이 말에 아저씨들은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어릴 때 돈 벌러 떠난 형을 고향에서 아직도 기다리는 도윤이 할아버지. 하시마섬에 가보고 선조의 위대함을 재차 깨달았다는 일본인 친구 준이치. 동화는 두 사람 사이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는 한 군함도의 어두운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고 말한다. 허구 그림. 88쪽. 초등 1∼4학년.

dad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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