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최소한 범위에서 단행"…다른 계열사로도 확산될 듯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삼성이 대통령선거 직후인 11일 그동안 전면 중단됐던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작년 12월 '최순실 사태' 이후 비상체제에 들어갔던 삼성의 경영시계를 정상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삼성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005930]는 이날 IM(인터넷·모바일)과 CE(소비자가전) 등 세트 부문에 대한 임원 인사와 주요 보직 인사를 실시했다.
부사장 승진자 6명, 전무 승진자 11명, 상무 승진자 40명 등 모두 54명이 승진했다.
삼성전자는 조직의 신진대사 저하를 인사의 배경으로 꼽았다. 인사 적체 해소로 조직에 새 피가 돌게 해 조직이 원활하게 가동되도록 하려는 조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원활한 조직 운영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인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에서 제외된 부품(DS) 부문에 대한 인사도 조만간 실시할 계획이다. 인사안 확정이 늦어지면서 이번에 제외됐을 뿐 조직 전체적으로 임원 인사는 한다는 것이다.
이번 인사는 작년 12월 이후 멈춰선 경영시계를 정상화하려는 수순의 시작으로 풀이된다.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되면서 그룹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특검의 수사를 받고 두 차례의 구속영장 청구 끝에 결국 구속되면서 삼성그룹은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갔었다.
매년 12월에 하던 사장단·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은 중단됐고, 그룹 사령탑 역할을 하던 미래전략실은 공중분해 돼 사라졌다.
이번 인사는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비상 모드였던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해 첫걸음을 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다만 제대로 된 정상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일단 이번 인사의 폭은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이뤄졌다.
또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서는 1심 재판이 진행 중이고, 사장단 인사는 "구체적으로 검토된 바가 없다"는 게 삼성전자의 입장이다.
다른 삼성 계열사로 확대될지도 불투명하다. "인사의 필요성에 대한 자체적인 판단에 따라 인사를 했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그룹의 맏형 격인 삼성전자가 인사를 단행함에 따라 다른 계열사 역시 조직의 원활한 신진대사를 위해 임원급 인사는 뒤따라 단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sisyph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