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제2외국어 가르칠까 말까…스위스의 고민

입력 2017-05-14 07:10  

초등학교 제2외국어 가르칠까 말까…스위스의 고민

"교사·학생에 모두 부담" 주장…취리히주 21일 주민투표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초등학교에서 '외국어' 2과목을 정규수업으로 가르친다면 어떨까.

최근 스위스에서는 초등학교 외국어 과목 수가 쟁점이 되면서 취리히 칸톤(州)에서는 21일(현지시간) 주민투표를 하게 됐다.

스위스는 공용어가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로망슈어 등 4가지다. 65% 정도가 독일어를 쓰고 있고, 25% 안팎이 프랑스어를 쓴다. 이탈리아어 사용자는 10% 가 안 되고 1% 정도 주민이 로망슈어를 사용한다.

독일어를 사용하는 취리히 칸톤에서는 초등학교에서 공용어인 프랑스어와 함께 영어를 가르친다. 초등학생들은 7세부터 영어를 배우고 11세부터는 프랑스어를 함께 배운다.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서부, 남부 칸톤에서는 기본적으로 독일어를 가르친다.

취리히 칸톤에서는 '더 나은 수업-초등학교에서 외국어 한과목만'이라는 법안이 발의됐다.

법안은 특정 외국어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초등학교에서 외국어를 한 과목만 가르치고 중학교에서 한 과목을 더 가르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을 지지하는 쪽은 어린 학생들이 과도한 부담을 느끼고 있을 뿐 아니라 교사들 역시 마찬가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취리히 주정부와 의회는 법안에 반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시스템이 잘 운영됐는데 굳이 정책을 바꿀 필요성이 없다는게 주정부 입장이다.

영어 조기 교육을 찬성하는 보수단체에서는 교육 질을 저하한다며 법안에 반대하고 있다.

취리히 칸톤에서는 2006년 11월에도 같은 내용으로 주민투표가 있었는데 59%가 반대해 부결됐다.

스위스 공영방송 스위스앵포는 이같은 논쟁에 공용어인 프랑스어와 국제 언어인 영어의 '자존심' 문제도 걸려 있다고 전했다.

영어가 국제 표준어로 쓰이기는 하지만 프랑스어를 먼저 배우려는 수요가 많고 프랑스어를 쓰는 지역 역시 독일어를 먼저 배우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프랑스어를 쓰는 제네바 칸톤에서는 초등학교에서 독일어를 먼저 가르친다.

루체른 칸톤은 올해 9월 비슷한 안건을 놓고 주민투표를 한다. 독일어를 쓰는 니트발덴 칸톤은 2015년 초등학교에서 외국어를 한 과목만 가르치자는 안건이 주민투표에서 부결됐다.

독일어권인 투르가우 칸톤은 내년 중반부터 초등학교에서 영어만 외국어로 가르치고 프랑스어는 중학교부터 가르친다는 정책을 발표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법안은 확정되지는 않았다.





minor@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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