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경영진 배출한 HBS 비판한 신간 '황금 여권'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세계 주요 기업들의 경영엘리트 산실로 불려온 미 하버드대 경영대학원(비즈니스스쿨.HBS)이 비판대에 올랐다.
18일 영국의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저명한 기업평론가이자 언론인인 더프 맥도널드가 HBS를 비판한 신간 서적 '황금 여권'(The Golden Passport)을 소개했다.
맥도널드는 앞서 경영자문사인 매킨지나 JP모건체이스 은행 등 주요 기업을 분석한 저서로 명성을 얻고 있다.
맥도널드는 저서에서 HBS가 교수진이 기업들로부터 보수를 받는 등의 내부 이익상충 현상과 배출한 동문이 탐욕스런 세계 자본주의를 선도하는 등의 해악적 행태의 온상이 되고 있다고 신랄히 비판했다.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탐욕적이고 공격적인 자본주의 병폐 가운데 상당수가 HBS와 그 출신들 때문이라는 것이다.
HBS는 지난 1908년 하버드대 일부로 창립됐으며 미국 재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왔다. 20세기 초 미국 대기업 형성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고 2차 대전에서 미국 등 연합국이 승리를 거두도록 산업적 기반을 구축하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지난 수십 년간 HBS MBA 코스 졸업생들은 미국 주요 기업과 월스트리트 기업들을 이끈 엘리트 경영진의 핵심이었다.
HBS가 상대적으로 약한 실리콘밸리에서도 기업가치 10억 달러가 넘는 민간창업기업(유니콘) 가운데 약 10%는 경영진 가운데 최소한 1명의 HBS 졸업생을 갖고 있다.
HBS의 학비는 엄청나다. 이른바 실물 사례에 기반한 현장학습(케이스 스터디)을 체험하고 하버드 브랜드와 동문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대가로 상당액의 학비를 지불해야 한다.
HBS는 특권층 전유물이라는 비난을 해소하기 위해 각종 장학금을 마련하고 다양한 계층의 학생들을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해왔으나 지난 5년 사이 학비는 30% 이상 증가했다.
또 현장학습 지도교수들이 해당 기업들로부터 보수를 받는 이익상충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경영전략의 권위자인 마이클 포터(하버드대 교수)를 제외하고 근래 별 새로운 스타 전문가들을 배출하지 못한 점도 HBS가 더이상 최고 경영대학원이 아니라는 주장의 근거가 되고 있다.
맥도널드는 HBS에 두 가지 옵션을 제시하고 있다. 기부자나 기업들로부터 모금에 주력하는 대신 '아이디어'의 질과 객관성 확보에 신경을 쓸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는 HBS의 호화로움을 제거하고 교수진이 더욱 엄격한 이익상충 규정을 준수하게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아울러 HBS를 아예 대학원이 아닌 기업으로 변모시키는 것이다. 만약 HBS가 5년 전 수준으로 비용을 절감한다면 증권가에서 50억 달러 가치의 기업 대우를 받게 되리라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증시에 상장할 경우 하버드대는 상당액의 배당금을 받게 될 것이며 이를 자선사업에 활용함으로써 HBS와 그 졸업생들이 사익만 추구한다는 세간의 비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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