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해졌네"…자율주행차 속도조절·차선변경 '척척'

입력 2017-05-19 07:30  

"똑똑해졌네"…자율주행차 속도조절·차선변경 '척척'

5㎞ 시험 주행…"상용화되면 편리하겠지만 지루할 수도"

(화성=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똑똑한데 이렇게 주행하면 답답할 것 같기도 하네요."

18일 경기도 화성시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자율주행차로 개조된 현대차 쏘나타에 올랐다.






연구원이 개원 30주년을 맞아 국토부와 함께 15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코엑스, 연구원 등에서 여는 '자율주행차 국제 페스티벌 2017' 프로그램의 하나로 마련한 시승 행사였다.

연구원은 국민이 직접 자율주행차를 보고, 듣고, 타고, 느낄 수 있도록 17일부터 이틀간 연구시험시설을 개방하고 이날 자율주행차 시승 행사를 열었다.

연구원 내 주행시험장 5㎞ 구간을 한 바퀴 도는 행사였다.

시승차량 LF쏘나타는 미국자동차공학회(SAE)가 분류한 자율주행 기술 단계(1∼5단계)에서 3단계 등급에 해당한다.

특정 상황에서 운전자가 개입해야 하는 3단계와 달리 4단계에서는 운전자 개입 없이 정해진 조건 내 모든 상황에서 차량 속도와 방향을 통제하며 주행한다.

시승차량은 교통안전공단과 자동차안전연구원, 현대모비스, 서울대가 협업해 제작했다.






국내에 19대의 자율주행차가 실제 도로 임시 운행 허가를 받았는데 시승차량은 11번째로 허가를 받은 자율주행차다.

연구원 내 주행시험장에서 민경찬 자율주행센터 책임연구원, 일반인 시승자 2명과 함께 차에 올라탔다.

차량은 외견상 일반 자동차와 별 차이가 없었다.

자율주행차용 카메라나 라이다(레이저 레이더를 발사해 사물의 거리와 속도, 형상 등을 파악하는 장치), 센서 등은 모두 외부에서 보이지 않게 장착돼 어색한 구석이 없었다.

차량 내부는 운전석 계기판에 주행 상태와 앞차와 안전거리 등이 표시되는 정도만 일반 차량과 달라 보였다.

운전석에 앉은 민 연구원이 핸들에 있는 버튼을 눌러주자 자율주행차가 스스로 출발했다.

민 연구원이 핸들과 가속 페달에서 손과 발을 뗐는데도 차는 알아서 주변 상황을 통제하며 주행하기 시작했다.

계기판 화면에는 주행 상태, 주변 차량 및 장애물의 움직임 등이 표시됐다.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차가 갑자기 오른쪽으로 휘청거렸다.

전방에 이물질을 발견한 센서가 이를 인식하고 스스로 회피 주행한 것이다. 미리 준비한 주행 상황이 아니어서 민 연구원도 살짝 당황하는 기색이었다.

차선을 변경할 때도 자율주행차의 진가가 드러났다.

민 연구원이 왼쪽 방향지시등을 작동시켰는데 바로 옆 차로로 움직이지 않고 경고음이 울렸다.

변경하려는 차로에 근접해서 뒤따르는 차량이 있어 바로 차로를 옮기면 충돌할 우려가 있어 안전거리가 확보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1개 차선을 이동했다.

이어 오른쪽 방향지시등을 켰을 때는 해당 차로에 근접해 주행하는 차량이 없어 '똑똑하게도' 곧바로 차선을 변경했다.

이 차량은 최고속도를 설정해주면 도로의 제한속도에 맞춰 알아서 속도를 조절해 주행한다. 이날은 일반 시승 행사라 시속 80㎞까지만 최고속도를 설정했다.

민 연구원은 "도로 전방에 아무것도 없을 때 카메라가 차선을 인식해 주행한다"고 말했다.

눈이 내려 차선이 안 보일 때는 어떻게 주행할까.

민 연구원은 이런 상황에 대비해 정부가 고정밀 지도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내비게이션이 구현하는 지도에는 도로의 형태만 있지 상세한 차선 정보는 없다"며 "고정밀 지도에는 상세한 차선의 규격도 다 나와 있어서 자율주행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GPS까지 끊겼을 때는 앞차가 따라간 길을 추종해 주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설명을 듣는 사이 차 앞으로 갑자기 차량 한 대가 끼어들었다. 이런 상황에 대비한 제동 기능도 갖춰 재빨리 속도를 늦췄다.

민 연구원은 "멀찌감치 돌아서 들어오기로 했는데 갑자기 끼어들어 순간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을 뻔했다"며 멋쩍어하기도 했다.

5㎞ 구간 시승은 순식간에 끝났다. 약 7분간 주행했는데 연구원의 설명을 들으며 시승해서인지 너무 짧게 느껴졌다.

차선을 변경하려고 두 차례 방향지시등을 켠 것 말고는 운전자의 개입 없이 차가 스스로 도로를 달렸는데 어색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민 연구원은 핸들과 가속, 감속 페달을 작동시키면 언제든지 자율주행 모드가 해제돼 수동으로 운전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2020년 고속도로 주행을 목표로 자율주행차의 기술 개발과 인프라 구축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께 시승한 시흥시청 특별관리지역과 신연학 균형개발팀장은 "갑자기 차가 끼어들 때는 살짝 겁이 났지만, 운전에 전혀 신경 안 쓰고 차를 탈 수 있다니 상용화되면 편리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설정된 프로그램에 따라 주행하면 속도 규정을 다 지킬 텐데 도로 상황을 생각하지 않고 주행하면 지루할 것 같기도 하다"고 했다.

gaonnur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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