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집단방위 침묵'에 나토 동맹국 좌불안석

입력 2017-05-26 11:23  

트럼프 '집단방위 침묵'에 나토 동맹국 좌불안석

美전통 깨고 '조약 5조' 언급안해…"방위비 더 내라" 재촉만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나토(북대서양조양긱구·NATA) 정상회의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들과 달리 집단방위 조약을 전혀 언급하지 않아 동맹국들이 경악했다고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본부 준공식 연설에서 2024년까지 방위비 분담액을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으로 올리기로 한 약속을 지키도록 거듭 요구했지만, 기대를 모았던 나토 조약 5조에는 철저히 침묵했다.

나토 조약 5조는 동맹국에 대한 무력공격을 전체 동맹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침략을 당한 국가를 지원하는 집단안보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나토 동맹국이 침공을 받더라도 자동으로 방어에 나서지 않고 먼저 방위비 부담 등 제 몫을 다 했는지 따져보겠다며 이 조약에 의문을 제기했고, 러시아와의 관계 회복 의지를 거듭 표명함으로써 '러시아 견제'라는 나토 창설의 근간을 흔들었다.

이에 유럽 동맹국 사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방문 기간 조약 5조를 준수하겠다고 서약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더구나 이번 준공식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헌정한 기념물은 지난 2001년 9·11 테러 때 무너진 세계무역센터(WTC) 빌딩 잔해로 만든 것으로 '9·11 테러와 조약 5조'를 강조하는 기념비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침묵은 더 민감하게 다가왔다.

유럽 동맹국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조약 5조 서약은커녕 방위비 분담만을 강조하자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한 외교 담당자는 "모두가 '이게 사실일 리 없다'고 말한다"며 불안해하는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이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회담과 나와의 대화에서 분명 나토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조약 5조를 지키지 않고 나토에 헌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수차례 말했다"며 진화에 나섰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도 "이번 준공식 자체가 조약 5조 헌정식으로 불렸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준공식에 참여한 것 자체가 백악관의 약속과 나토조약 의무를 강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시선은 다르다.

9·11 테러 당시 나토 주재 미국 대사였던 니컬러스 번스 전 국무부 차관은 트위터에 "트루먼 이후 모든 미국 대통령은 나토 조약 5조에 서약을 해왔으나 오늘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중요한 실수"라고 지적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미·유럽 외교 전문가 토머스 라이트도 "9·11과 조약 5조 기념물을 헌정하는 동안 서약을 거부한 것은 미국의 나토 동맹에 엄청난 일격"이라고 말했다.

gogog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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