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선용품시장 규모 확대에도 실속은 떨어져

입력 2017-06-02 15:52  

부산항 선용품시장 규모 확대에도 실속은 떨어져

외국산 제품 비중 해마다 증가…업체 대형화 등 시급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부산항의 선용품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지만 실속은 오히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생산하는 물품은 제자리걸음을 하지만 외국에서 수입해서 공급하는 물품의 비중이 갈수록 커지기 때문이다.

2일 부산항만공사가 세관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를 보면 유류를 제외한 부산항의 선용품시장 규모는 2011년 5천656억원에서 지난해에는 6천900억원으로 커졌다.

선용품은 선박이 출항해서 목적지까지 가거나 장기간 조업하는 동안 배를 수리하고 생활하는 데 필요한 부품, 의류, 식료품 등 각종 물품을 말한다.

부산항을 이용하는 선박은 컨테이너선, 일반화물선, 원양어선 등 한해 2만2천여척에 이른다.

부산항 선용품시장 규모가 커진 데는 크루즈선 기항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이 기간 크루즈선에 공급한 선용품은 154억원에서 872억원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커진 선용품시장을 대부분 외국산 물품이 차지해 실속 면에서는 오히려 후퇴하는 추세에 있다.

국산 선용품 공급액은 2011년 3천777억원, 2013년 3천764억원, 2015년 3천941억원, 지난해 3천697억원으로 정체 상태다.

외국산 선용품은 2011년 1천879억원에 불과했으나 2014년에 처음으로 2천억원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3천206억원으로 급증했다.

외국산 선용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33.2%에서 지난해에는 46.4%로 높아졌다.

외국산 선용품은 외국 선사가 자국이나 싱가포르 등 제3국에서 직접 구입해 부산에 가져다 놓았다가 선박에 싣거나 국내 선용품업체가 외국에서 들여온다.




식품과 선박부품이 주류를 이룬다.

외국산 식품은 이 기간에 146억원에서 519억원으로 4배나 늘었고 부품은 947억원에서 1천336억원으로 41% 증가했다.

외국산 식품 공급이 늘어난 것은 크루즈선의 부산기항 증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척당 1천200명에서 4천500명까지 태우고 기항하는 크루즈선은 엄청난 양의 식품을 소비하지만 아직 부산에서 한국산을 조달하기보다는 출항지에서 구매한 뒤 부산으로 보내서 싣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선박부품도 선사들이 비슷한 형태로 부산을 단순 경유지로만 이용하는 사례가 많다.

외국산에 선용품시장을 내주는 이런 현상은 지역 공급업체들의 규모가 영세한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400여개에 이르는 선용품 공급업체 가운데 연 매출액 100억원을 넘는 업체가 손에 꼽을 정도로 영세성을 면치 못한다.

이렇다 보니 다양한 물품을 구비하기가 쉽지 않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지 못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마케팅 능력이 부족하다 보니 외국 선사들에 한국산 제품을 제대로 알리고 신뢰도를 높이는 기회를 잡기도 어렵다.

영세한 업체들끼리 과당경쟁을 벌여 저가제품 판매에 치중하는 것도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최근 품질이 향상된 중국산 제품이 낮은 가격을 앞세워 한국시장을 급속히 잠식하고 외국산 비중을 높이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김형태 선임연구원은 "부산의 선용품시장이 제대로 성장하려면 업체의 대형화를 통해 국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시급하며 제품의 질을 높이고 가격은 낮출 수 있게 정부에서 제조업체와 선용품업체를 동시에 지원하는 방안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업체들이 단순한 판매에서 벗어나 선사들의 재고품을 관리하며 공급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급성장하는 크루즈 시장을 겨냥해 식품 쪽에서 제품 개발과 마케팅을 강화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유류를 포함한 부산의 선용품시장 규모는 2011년 3조1천853억원에서 지난해 2조1천561억원으로 줄었다.

lyh950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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