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인, 어디로] ② 장애인주간보호 24년…갈 길 멀다

입력 2017-06-11 11:04   수정 2017-06-11 11:23

[지적장애인, 어디로] ② 장애인주간보호 24년…갈 길 멀다

이용 욕구에 비해 시설·인력 턱없이 모자라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우리나라 장애인주간보호시설은 1993년 광주 엠마우스 복지관의 장애인 재가서비스 프로그램이 시초라고 한다.






엠마우스는 1981년 광주시 월산동에 있는 일반 주택에서 성골롬반 외방선교회 천노엘 신부가 지적장애인 및 봉사자와 공동생활가정에서 살면서 시작됐다.

당시 우리나라 지적·자폐성 장애인 복지는 지체장애인 시설, 부랑인 시설, 정신질환 시설에 알코올중독, 결핵환자, 부랑인들과 함께 수용하는 것이 사실상 전부였다.

천노엘 신부는 지적·자폐성 장애인의 능력 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특수교육, 직업훈련, 사회적응훈련 등을 실시하고 정신박약 용어 바꾸기 운동에도 나섰다.

광주에 지적·자폐성 장애인을 위한 공동생활가정과 직업훈련 프로그램이 있다는 소식에 서비스받기를 희망하는 전국의 장애인들이 몰려들어 가정집 마당에 천막으로 작업장을 설치하기도 했다.

1983년부터는 거주인의 능력개발을 위한 개별 교육프로그램과 여가생활 지원 프로그램 운영도 시작했다.

1985년 7월에는 성골롬반외방선교회와 독일 까리따스의 도움으로 지적·자폐성 장애인의 복지를 위한 한국 최초의 이용시설인 엠마우스복지관이 광주 북구 운암동에 문을 열었다.

이후 엠마우스 측이 1993년 '액티비티 센터'라는 이름으로 장애인 재가서비스 프로그램을 운영했는데, 이것이 성인장애인 '주간보호'라는 개념이 도입되는 계기가 됐다.

엠마우스는 이런 경험을 살려 1996년부터 전국에 있는 장애인복지 관련 시설이나 단체의 종사자들에게 사람중심개별화서비스계획(Person Centered Planning) 관련 보수교육을 매년 3∼4회씩 제공하며 장애인복지현장에 새로운 장애인복지 모델을 보급하고 있다.

엠마우스의 영향을 받아 생겨난 전국의 장애인주간보호시설 전문가들과 종사자들은 올해 3월 한국장애인주간보호시설협회를 창립했다.






이처럼 우리나라에 장애인 주간보호라는 개념이 도입된 지 24년이 지났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전국 장애인주간보호시설은 625곳으로 1만434명을 수용할 수 있다. 이는 장애인주간보호시설 이용을 원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장애인 3만1천829명의 32.78% 수준에 불과하다.

이용욕구 충족률은 충남이 9.74%로 가장 낮았으며 세종 14.71%, 경북 18.63%, 강원 19.95%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턱없이 부족한 인력도 문제다. 대부분 시설이 시설장 1명, 사회재활교사 3명, 기능직 1명 등을 둔 소규모시설이다. 이러다 보니 사회재활교사 1명 당 장애인 3∼5.66명을 보살펴야 한다. 장애인 4명당 1명의 사회재활교사를 배치해야한다는 보건복지부 지침이 지켜지지 않는 것이다.

이 같은 인력부족은 교사 1명이 여러 명을 담당해야 해 장애 정도가 심한 성인 장애인이 이용을 거부당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시설 종사자의 평균 근무기간도 평균 3.59년으로 타 시설에 비에 짧아 경력과 노하우를 쌓지 못해 서비스의 연속성과 질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 장애인 주간보호는 그 용어의 의미대로 '주간 동안의 보호'의 의미에 그쳐 장애인들에게 재활과 사회적응의 기회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도 문제로 지적된다.

pch80@yna.co.kr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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