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이 차단했던 '북미 뉴욕채널' 가동…소통 지속될까

입력 2017-06-14 11:41   수정 2017-06-14 11:48

北이 차단했던 '북미 뉴욕채널' 가동…소통 지속될까

北의도 불분명…북미대화 가능성 '기대-신중론' 교차

웜비어 혼수상태서 석방, 北구타설 제기…악재가능성

"김정은 北서 사망 원치않았을 것…외교적 신호의도"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북한 당국에 의해 억류됐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석방 과정에서 주목되는 또 하나의 포인트는 북미간 뉴욕 비밀 접촉이다.

14일 미국 언론 등에 따르면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12일 전격 평양을 방문하기에 앞서 6일 뉴욕에서 유엔주재 북한대사와 만난 것이다. 윤 특별대표와 자성남 주유엔 북한대사간 접촉으로 보인다.

북한이 지난해 7월 북미 간 이른바 '뉴욕채널' 차단을 공식화했다.

당시 미국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인권유린 혐의로 첫 제재대상에 올리자 북한이 이에 반발해 제재 철회를 조건으로 내세우며 뉴욕채널 차단을 미 측에 통보한 것이다. 이후 북미 간 뉴욕채널은 사실상 완전히 닫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뉴욕에서의 북미 간 접촉은 웜비어 석방 문제가 주요 의제였지만 사실상 1년 가까이 차단됐던 '뉴욕채널'이 사실상 재가동됐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이는 곧 트럼프 행정부 들어 북미가 처음으로 당국 간 대화를 한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윤 특별대표가 뉴욕 접촉 및 평양방문에 앞서 지난달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북측 외무성 관계자들과 만난 것도 북미 당국 간 대화다.

특히 북측은 오슬로에서의 접촉 이후 뉴욕에서의 접촉을 강력히, 긴급하게(urgently) 요구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문제는 이번 뉴욕 접촉을 계기로 북미 간 뉴욕채널이 지속적으로 작동할지, 이를 통해 북핵 문제에 대한 본격적인 대화의 문이 열릴지 여부다.

북미 뉴욕채널은 1991년 남북이 유엔에 동시에 가입한 이후 뉴욕의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와 미국 국무부 사이의 중요한 소통창구 역할을 해왔으며, 직접 대면에서부터 전화통화, 이메일 접촉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접촉이 이뤄져 왔다.

지난해 북측의 채널차단 통보는 다분히 상징적인 것이며, 북미 양측이 의지만 있으면 특별한 조치 없이 언제든 뉴욕채널이 재가동될 수 있는 것이다.북미가 일단 뉴욕접촉을 했고, 이를 통해 북핵 문제를 담당했던 윤 특별대표가 평양까지 방문했다는 점에서 향후 북핵 등을 둘러싼 북미 간 대화 가능성과 이 과정에서 뉴욕채널이 중심적 역할을 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단지 웜비어의 석방을 끌어낼 수 있었다"면서 "(북미간) 대화가 어떤 모습이 될지를 말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중론 또한 만만치 않다.

북미가 웜비어 석방을 위해 공식 채널을 가동, 당국 간 직접 대화를 했지만 '웜비어 사건'이 오히려 북미 관계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멀쩡했던 웜비어가 혼수상태로 석방된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미국 고위 관리들은 웜비어가 북한에 억류됐을 당시 지속적인 구타를 당했다는 정보 보고서를 최근 입수했고, 웜비어가 구타로 사망했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미국내 여론이 크게 악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웜비어는 지난해 3월 북한의 법정 선고 때 모습을 드러낸 이후 1년 넘게 코마 상태에 빠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해 1월 관광차 방문한 북한의 평양 양각도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됐으며, 같은 해 3월 체제전복 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북미가 대화를 탐색했다기보다 북측으로서는 혼수상태에 빠진 웜비어를 하루빨리 북한땅에서 내보내야 한다는 부담을 느꼈을 수 있고, 미국 측으로서는 위급한 자국민의 조속한 귀국을 위해 북측과 협상에 나서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윤 특별대표에게 억류된 미국인 석방 문제가 어젠다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전제하에서 협상에 임해야 한다는데 단호한 입장을 취했다고 WP는 전했다.

대니얼 러셀 전 미국 국무부 차관보는 "김정은이 미국 시민이 북한의 억류상태에서 사망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웜비어 석방의 부차적 의도는 '숙녀가 신사 앞에서 일부러 손수건을 떨어뜨리는 것'과 같은 외교적 시그널의 한 형태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lkw77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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