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끝없는 고난…"최대 정치적 위기는 화재다"(종합2보)

입력 2017-06-16 11:31   수정 2017-06-16 15:39

메이, 끝없는 고난…"최대 정치적 위기는 화재다"(종합2보)

'정부당국 안전 불감증' 비난 화살이 또 메이 향해

메이, 현장 방문뒤 진상조사위 약속…"뒤늦은 방문에 피해자 안만나" 비난 봇물



(런던·서울=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박인영 기자 = 현재까지 17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확인된 런던 시내 24층 아파트 화재로 당국의 안전 불감증을 질타하는 여론이 일면서 비난의 화살이 또다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를 향하고 있다.

보수당 정부가 노후한 고층아파트에 대한 안전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전문가와 의회 내 요구를 묵살한 데다 지방당국에 공공 예산 지원을 삭감했다는 이유에서다.

야당인 노동당 제러미 코빈 대표는 15일 의회에서 이날 아침 현장에서 만난 입주민들은 건물의 안전 우려를 제기했는데도 "대응이 없었다"고 한다면서 "우리 나라에 수천개의 (노후) 아파트들이 있고, 이들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오늘 두려움을 느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데 대해 극심한 분노를 느낀다"며 이번 참사를 당국의 안전 관리 실패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화재 조사는 신속하고 공개적으로 이뤄져야 하고 모든 의문과 우려가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당 힐러리 밴 의원은 '집에 머물러 있으라'는 지시를 따른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은 반면 탈출한 이들은 생존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필요한 정보를 주고, 필요한 지침을 주는 게 정말 중요하다. 필요한 지침은 아파트마다 다를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화재가 발생한 켄싱턴·첼시 선거구에서 새로 당선된 엠마 코드 노동당 의원은 "지역민들이 충격에 빠졌고 분노하고 있다"며 '"(안전을 우려한) 주민 공동체의 경고가 고려됐고, 그에 행동이 취해졌냐"고 추궁했다.

입주민들은 그동안 가스 누출과 화재경보기 고장에 대해 민원을 제기했지만, 제대로 시정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주민들은 화재 당시 경보가 울리지 않았다고 증언하고 있다. 또 1974년 완공된 이 아파트에 스프링클러가 없다는 증언도 나왔다.




또 건물 개선 작업을 하면서 아파트 외벽에 부착한 합성 피복 때문에 불이 삽시간에 번졌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런 증언들은 모두 "예고된 인재"를 가리키고 있다.

메이 총리는 이날 화재 현장을 방문한 뒤 "이 끔찍한 비극이 제대로 조사되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해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최근 런던에서 테러가 잇따라 발생하자 내무장관(2010~2016년) 재임 기간 경찰인력 2만명이 줄어든 것이 테러의 한 원인이 됐다는 비난이 메이 총리를 향했다지난 2010년 정권교체에 성공한 보수당 정부가 그간 정부적자 축소를 위해 강력한 재정긴축 기조를 유지해온 가운데 노동당 등 야권은 잇단 테러와 화재 참사를 긴축과 연결지어 공세를 퍼붓고 있는 양상이다. 여기에 테러에선 정보기관들의 잠재적위험 인물 관리 부실을, 화재엔 안전 규제 방관을 보태고 있다.

메이는 지난 8일 치러진 조기총선에서 보수당 과반 상실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맞아 총리직에서 물러나는 벼랑끝 위기에 몰렸다가 가까스로 벗어났다.

BBC 정치담당 에디터 출신으로 현재 BBC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닉로빈슨은 트위터에 "(정부 구성 협상 상대인) 민주연합당은 잊어라. 브렉시트는 잊어라. 총리가 직면한 최대 정치적 위기는 화재다. 만일 공공 예산 삭감과 규제완화가 화재의 원인으로 나온다면...(미국의 부시와 허리케인 카트리나를 생각나게 한다)"고 촌평했다.

이런 가운데 메이 총리는 참사 이튿날 뒤늦게 현장을 방문해 피해자를 만나지 않고 돌아간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화재 현장을 방문했지만 피해 주민을 만나는 대신 소방 관계자들만 만나고 떠나 가뜩이나 들끓는 비난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총리가 떠난 직후 현장을 찾은 노동당 코빈 대표는 이번 참사로 실종된 12살짜리 딸을 찾는 한 여인을 끌어안고 위로하는 모습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jungw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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