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화재참사 계기로 '고층건물 외부계단' 재조명

입력 2017-06-16 15:58  

런던 화재참사 계기로 '고층건물 외부계단' 재조명

전임 런던시장 주장…전문가들 "불길에 금속계단 녹아내릴 위험" 경고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영국 런던 24층 아파트 '그렌펠 타워'에서 발생한 화재 참사를 계기로 고층건물에 대피용 외부 비상계단을 설치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16일(현지시간) 전했다.

켄 리빙스턴 전 런던시장은 건축가들에게 또 다른 참사를 막기 위한 외부 탈출로 설치를 촉구했다.

그는 더 타임스에 "우리는 적절한 출구 확보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화재 시 대부분이 연기 때문에 숨지는 만큼 사람들이 연기가 차단된 비상출구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건물 외부에 뭔가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면서 "비용이 많이 들겠지만, 우리가 지금 목도하고 있는 참상보다는 훨씬 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라질 등 일부 국가에는 이미 이 같은 외부 탈출로가 설치된 사례가 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화재 대피로는 브라질 상파울루에 있는 170m 높이의 건물 '미란치 두 발리'에 설치된 기하학적 구조의 금속 계단이다. 1960년 건설된 이 건물은 70m의 그렌펠 타워보다 두 배 이상 높다.

1926년 미국 디트로이트 시내에 지어진 145m 높이의 '북 타워'에도 외부 화재 탈출로가 있다. 건축가가 건물 내부에 탈출로를 내는 것을 잊어버려 외부에 38층짜리 금속 계단을 설치했다.

역시 디트로이트에 있는 79m의 '케일스 빌딩'에도 외부 화재 대피로가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고층건물에 외부 계단을 설치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영국 건축규제지방당국의 기술정책 국장 배리 터너는 외부계단이 장점이 있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당신이라면 24층 높이에서 외부 대피로로 내려오고 싶을 것 같은가?"라고 반문하면서 "그것은 선택지가 될 수 없다. 대피로는 막혀있어야 하고, 날씨의 영향도 막아야 한다. 특정 높이 이상에서는 외부 화재 대피로를 설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건축학 역사가 마일스 글렌디닝도 어차피 그렌펠 타워 화재와 같은 불은 건물 밖으로 타올라 외부의 금속 계단을 간단히 녹여버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 타임스는 건물 내부 화재 대피로 자체가 과거 미국에서 발생한 화재 참사를 계기로 외부 비상계단에서 진화된 형태로서 개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1911년 뉴욕의 10층짜리 의류공장 '트라이앵글 셔츠웨이스트'에서는 화재로 노동자 145명이 숨졌다. 당시 다수가 외부 비상계단에서 사망했는데, 불길이 창문을 뚫고 치솟으면서 비상계단이 녹아내렸고, 사람들은 결국 떨어져 죽었다.

k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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