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美셰일 물량에 WTI 배럴당 43달러·브렌트 45달러대
OPEC 감산 소용없나…OPEC·비회원국 감산 이행률은 지난달 최고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 감산 노력에도 국제유가가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했다.
리비아와 나이지리아 산유량 급증과 미국 셰일오일 업계의 증산 움직임이 겹치면서 시장이 불안에 빠졌고 유가는 베어마켓(약세장)에 진입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근월물 가격은 20일(현지시간) 전날보다 2% 이상 하락한 배럴당 43.2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해 9월 16일 배럴당 43.03달러까지 떨어진 이후로 9개월 만에 가장 낮았고, 장중 기준 지난해 11월 14일 이후 7개월 만에 최저 기록이다.
지난 2월 23일 전고점과 비교하면 21% 추락해 지난해 8월 이후 다시 약세장에 진입했다. 고점 대비 20% 하락은 기술적 약세장 진입을 뜻한다.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북해 브렌트유 근원물 가격도 배럴당 46.02달러로 마감해 지난해 11월 14일(44.43달러)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실상 지난해 OPEC이 극적인 감산 합의를 끌어내면서 회복했던 가격을 고스란히 내준 셈이다.
OPEC 회원국은 지난해 11월 30일 정례회의에서 원유 생산량 감산에 합의했고 12월에는 러시아 등 비회원 11개국의 동의도 끌어냈다. 이 덕에 국제유가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2월까지나마 안정적으로 배럴당 50달러를 유지했다.
감산 합의 이행은 당초 올해 6월 종료 예정이었지만 지난달 OPEC과 비회원국이 연장에 합의하면서 내년 3월로 종료 시점이 미뤄졌다.
당초의 우려와 달리 각국이 철저하게 감산 내용을 이행하고 있다.
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의 5월 감산 이행률은 106%를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OPEC 회원국의 감산 이행률은 108%, 비회원국의 경우 100%였다.
그런데도 국제유가가 이처럼 추락한 것은 감산 합의를 비껴간 산유국들이 막대한 양의 원유를 뽑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내전에 신음하던 북아프리카 리비아는 빠른 속도로 산유량을 회복하고 있다.
리비아 국영 석유공사(NOC) 관계자에 따르면 리비아 산유량은 하루 평균 90만2천 배럴로 집계돼 2013년 이후 4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4월 산유량이 하루 70만 배럴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가파른 증가세다.
나이지리아의 보니 경질유 수출량은 다음달 하루 평균 16만4천 배럴 수준에서 8월에는 22만6천 배럴로 치솟을 전망이다.
리비아와 나이지리아는 OPEC 회원국이지만 내전·송유관 파손 등을 이유로 OPEC의 감산 이행 대상에서 제외됐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집계자료가 고무적이지 않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중국, 일부 비회원국의 비축 원유 및 휘발유가 1분기에 하루 평균 100만 배럴 정도 늘었다"고 지적했다.
미국 셰일오일 업계의 증산 역시 큰 걸림돌이다.
미국의 시추공 수는 22주 연속으로 늘어나고 있다.
유전정보 서비스업체인 베이커 휴스의 집계에 따르면 원유·가스 시추공 수는 지난 1월 13일 659개에서 이달 16일 933개로 40% 이상 증가했다.
이 같은 시추공 수치는 미국의 향후 셰일오일 산유량을 가늠할 수 있는 선행지표다.
유전지대에서 우선 파놓기만 하고 작업이 완료되지 않은 유전 수도 지난달 말 기준 5천946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3년 만에 최대치다.
타마스 바르가 PVM 오일 어소시에이츠 수석 애널리스트는 "나이지리아의 8월 수출량 증가와 리비아의 산유량 급증은 단기적으로 유가를 더 짓누를 것"이라며 "이번 주 미국 원유 통계가 비관적으로 나오면 브렌트유 가격이 45달러를 유지하는 것도 시험에 든다"고 예상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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