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이매진] 서핑, 파도에 몸을 맡긴다

입력 2017-07-08 08:01  

[연합이매진] 서핑, 파도에 몸을 맡긴다




(양양=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삶은 아름답다. 도전은 자신의 능력을 시험하고 성장시키는 길이 된다. 올여름에 평소 마음에만 품었던 특별한 도전에 나서는 것은 어떨까. 가슴 떨리는 쾌감이 온몸의 세포를 깨어나게 할 것이다. 요즘 가장 인기가 높다고 하는 레포츠 세계의 매력 속으로 도전의 첫발을 디뎌 본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가장 핫(hot)한 레포츠를 꼽으라면 단연 서핑이다. 파도가 조금 높다 싶은 날이면 보드를 든 사람들이 바다로 몰려든다. 여름을 맞아 한반도의 서핑 명소는 파도를 타는 이들로 넘쳐난다.


◇ 서퍼의 기본자세, 안전과 배려


"서프보드를 끌어안으면서 물에 빠지는 게 제일 좋아요. 발로 보드를 밀면서 빠지면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어요. 강습하는 곳의 수심이 허리나 무릎 정도밖에 안 되는데 머리부터 빠지면 상처를 입을 수 있어요. 너무 세게 뛰어내리면 발목을 다쳐요. 보드에서 내릴 때는 최대한 천천히 내리거나 빠지세요."

강원도 양양의 서핑 명소인 죽도해변에 있는 서핑강습소는 주말이 되면 강습생들로 북적인다. 서핑 요령을 가르치는 서프 인스트럭터는 귀가 아프도록 '안전'을 강조한다. 서핑의 기원과 원리, 장비와 종류, 파도타기 매너를 설명한 후 안전교육을 길게 이어간다.

권지열 망고서프 대표는 "보드라는 도구를 이용하기 때문에 자칫 부주의하면 다른 사람이나 자신이 다칠 수 있다"며 "안전교육을 반드시 받고 실제 서핑을 할 때는 조류, 바닷속 지형, 장애물도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는 특히 파도를 가로채지 말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안전교육 후에는 햇볕이 따가운 해변에서 육상훈련이 진행된다. 스트레칭으로 충분히 몸을 푼 후 배우는 첫 번째 동작은 패들링(paddling). 원하는 파도를 찾아가거나 파도를 타기 위한 필수 동작이다. 패들링은 명치부터 무릎까지 보드에 닿게 한 채 상체가 들린 상태에서 이동 방향을 보면서 하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다른 보더와 부딪히지 않으려면 주변을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수영하듯이 어깨를 움직이면 안 된다. 어깨를 움직이면 보드가 균형을 잃기 때문에 팔로만 저어야 한다. 강습 참가자들은 엎드린 상태에서 상체를 들고 양팔로 물을 젓는 동작을 반복한다. 단순한 동작이어서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다음은 보드를 딛고 일어서는 테이크 오프(take off) 동작을 배울 차례. 이 동작은 푸시(push)와 업(up) 두 단계로 나뉜다. 푸시는 무릎 아래를 보드에 붙인 상태에서 양 손바닥을 명치 옆쪽 보드에 대고 팔을 뻗으며 상체를 일으키는 동작이다. 업은 앉은 자세를 취한 이후 몸을 일으켜 서는 것으로, 명치가 있던 부분에 앞발을 위치시키고 뒷발은 균형 잡기에 적당한 간격이 되도록 놓는다. 일어설 때는 무릎을 살짝 굽혀야 한다. 특히 앉은 자세에서 균형을 잡아 천천히 일어서는 것이 중요하다.

박연광 인스트럭터는 "패들링, 테이크 오프 동작이 몸에 자연스러워지도록 육상훈련을 충분히 하는 것이 좋다"며 "보드에서 균형을 잡으려면 시선을 항상 앞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곤두박질할수록 자꾸만 하고 싶은 매력



육상훈련을 마치면 바다에서의 실전훈련에 돌입한다. 수심이 허리 정도 되는 곳에서 적당한 크기의 파도가 밀려오면 패들링을 하다가 인스트럭터의 '푸시' '업' 구령에 따라 보드에 서서 파도를 타면 된다. 육상훈련을 하면 땀을 비 오듯 흘리게 되지만 바다에 들어서는 순간 시원한 느낌이 온몸을 파고든다.

서핑 체험에 나선 기자는 해변을 향해 보드에 엎드린 채 파도를 기다렸다. 파도가 밀려든 순간 인스트럭터가 보드 꼬리를 밀며 패들링을 지시했다. 패들링을 하며 앞으로 나아가다 '푸시' 구령과 동시에 상체를 일으켰다. 보드가 불안정하게 요동쳤다. '업' 구령과 함께 재빨리 몸을 일으켰다. 보드에서의 발 위치를 확인하는 순간 보드가 기우뚱하더니 몸은 여지없이 물속으로 곤두박질쳤다. 시선이 아래로 향하면서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린 탓이다.

두 번째 시도에서는 푸시 동작과 함께 물속에 풍덩 빠지고 말았다. 패들링을 할 때 어깨가 움직인 탓에 균형이 무너져서다. 세 번째는 상체를 일으켜보지도 못하고 물속으로 고꾸라졌다. 육상훈련에서 들은 파도타기 이론을 수차례 되뇌었지만, 파도를 타기는커녕 일어서기도 쉽지 않았다.

그렇게 물속에 내동댕이쳐지기를 수차례. 드디어 보드에 섰다. 파도에 실린 보드는 수면을 빠르게 미끄러지며 해변을 향해 나아갔다. 파도타기는 하늘을 나는 것처럼 스릴이 넘치면서 재미있다. 서핑은 물속에 곤두박질할수록 자꾸만 하고 싶은, 직접 타보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 여름에만? NO!…사계절 즐길 수 있는 서핑



호주, 하와이, 남아공 해변에서나 즐길 수 있을 줄 알았던 서핑이 최근 국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지난 6월 초순 주말에 찾은 죽도해변 앞바다는 그야말로 '물 반 사람 반'이었다. 수트를 입고 보드에 오른 이들이 해변으로 파도가 밀려들 때마다 수면에서 미끄러지며 이국적인 풍광을 만들었다.

국내 대표 서핑 명소로는 강원 양양의 죽도해변·기사문해변·하조대해변, 충남 만리포, 부산 송정해수욕장, 제주 중문 등이 있다. 특히 양양 지역에는 현재 40곳이 넘는 서핑숍이 들어서 있다. 이 중 20곳은 죽도해변에 밀집해 있다. 흔히 가을과 겨울에는 동해안이, 봄과 여름에는 남해안이 파도타기에 좋다고 한다.

서핑 입문은 어렵지 않다. 서핑숍에서 안전교육·육상훈련·실전훈련 등 2시간 동안 강습을 받고 해가 질 때까지 자유롭게 개인연습을 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하루 강습료는 8만원이다. 보드와 수트만 대여하면 5만원. 서핑숍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는 2만~2만5천원이고, 보드와 수트가 포함된 1년 시즌권은 50만원 정도다.

서핑은 흔히 여름철에만 하는 것으로 오해하지만 사실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다. 차가운 겨울에도 수트만 입으면 체온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프보드는 크게 9피트 이상 롱보드, 그 미만인 쇼트보드, 둘 사이 중간 크기인 펀보드로 나뉜다. 초보자는 일반적으로 부력이 크고 균형 잡기가 쉬운 롱보드를 탄다.







◇ 주변 둘러볼 곳



▲ 남대천 연어생태공원 = '어머니의 강'이라 불리는 남대천은 총 길이 70㎞의 하천으로 양양을 관통해 동해로 유입된다. 남대천 연어생태공원은 남대천 하구의 7만6천447㎡ 부지에 길이 659m의 덱(deck) 길과 전망대 6개가 설치된 곳이다. 천천히 거닐며 흐드러진 갈대와 물억새를 감상할 수 있다.



▲ 하조대 = 조선 시대의 공신 하륜과 조준이 즐겨 찾은 곳으로 두 사람의 성을 따서 '하조대'라 불린다. 우뚝 솟은 기암과 노송이 어우러져 있고 정상에는 조선 정종 때 최초로 세워진 육각정이 있다. 정자에서는 푸른 동해와 주변의 기암절벽을 감상할 수 있다. 하조대 맞은편 하조대 등대 쪽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이 아름답다. 일출 명소이자 드라마 '태조 왕건'이 촬영된 곳이다. 여름에는 일출 30분 전부터 오후 8시까지(동계 5시까지) 출입할 수 있다.



▲ 휴휴암 = 죽도해변 남쪽의 사찰로, 온갖 번민을 바다에 내던지고 쉬고 또 쉬어가라는 뜻의 이름을 갖고 있다. 바닷가에 거북 모양 바위와 관세음보살이 누워있는 듯한 바위가 명물이다. 바위 지대에서 물고기 밥을 던져주면 수없이 많은 물고기가 요동치는 광경을 관찰할 수 있다.



※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7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dkl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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