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태권도] 이 악문 태극전사 '안방서 또 체면 구기랴'

입력 2017-06-22 06:10   수정 2017-06-22 06:23

[세계태권도] 이 악문 태극전사 '안방서 또 체면 구기랴'

오혜리·이대훈 등 리우 메달리스트 포함한 정예멤버 출격 준비

남녀부 모두 금 3개 이상 획득해 동반 종합우승 목표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6년 만에 다시 안방에서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를 치르는 종주국 태극전사들의 목표는 '명예 회복'이다.

1973년 남자부로 시작해 1987년 여자부가 가세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015년까지 총 22번의 대회를 치르는 동안 우리나라는 총 금메달 162개, 은메달 30개, 동메달 30개를 수확했다.

금메달 22개, 은메달 26개, 동메달 58개를 딴 스페인이 역대 메달 집계표에서 2위에 올라있을 만큼 우리나라는 종주국으로서 압도적 기량을 보여왔다.

하지만 최근 성적만 놓고 보면 사정이 달라진다.

2009년 덴마크 코펜하겐 대회에서 한국은 여자부(금2·은1·동2) 사상 처음으로 종합 1위 자리를 중국(금2·은2·동1)에 내줬다.

안방인 경주에서 열린 2011년 대회에서는 20회 연속 종합우승을 노린 남자부(금2·은2)가 이란(금3·은1·동2)에 역시 처음으로 종합 1위 자리를 빼앗겼다.

당시 여자부(금1·은2·동3)는 겨우 종합 1위를 되찾았지만 금메달 수에서는 중국(금2·은2)에 뒤졌다.

2013년 멕시코 푸에블라 대회에서는 2001년 제주 대회 이후 최고 성적을 거두고 남자(금3·은1·동1), 여자(금3·은2) 모두 종합우승을 차지하며 자존심을 되찾았다.

이어 2015년 러시아 첼랴빈스크 대회에서도 상대적으로 약체로 평가받던 여자부에서는 금메달 3개를 획득, 태국과 터키(이상 금1·은1·동1) 등을 제치고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남자부에서는 금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따는 데 그쳐 종합 4위라는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강호 이란(금3·동1), 개최국 러시아(은2·동3)는 물론 우즈베키스탄(금1·은2)에도 밀리는 굴욕을 당했다.

최근 네 차례 대회에서 남녀부 모두 동반 종합 1위를 차지한 것은 2013년 푸에블라 대회 한 차례뿐이다.

이번 무주 대회에서 한국의 목표는 자세를 낮추고 도전자의 마음으로 임했던 2013년처럼 다시 남녀부 함께 챔피언의 자리를 되찾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남녀 각각 8체급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은 16명의 최정예 멤버로 대표팀을 꾸렸다.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49㎏급과 67㎏급 금메달을 딴 김소희(한국가스공사)와 오혜리(춘천시청), 남자 58㎏급과 68㎏급 동메달을 목에 건 김태훈(수원시청)과 이대훈(한국가스공사)도 포함됐다. 리우올림픽 메달리스트 중에서는 은퇴한 차동민만 빠졌다.

남자부에서는 우선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를 시작으로 8년 연속 태극마크를 단 이대훈이 68㎏급에서 정상에 도전한다.

2011년 경주, 2013년 멕시코 푸에블라 대회 남자 63㎏급에서 2회 연속 우승한 이대훈은 2015년 첼랴빈스크 대회에서는 같은 체급 16강에서 져 3연패 달성에 실패했다.

김태훈은 세계선수권대회 54kg급 3연패 달성을 위해 무주 코트에 선다.

우승을 기대했던 2013년 푸에블라 대회 남자 68㎏급에서 은메달을 딴 뒤 아쉬움의 눈물을 쏟아냈던 김훈(삼성에스원)은 이번 대회 74㎏급에서 한풀이에 나선다.

김훈은 2015년에는 74㎏급으로 체급을 올려 출전했지만 8강에서 탈락했다.

림프암을 이겨내고 국내 최강자로 군림해온 87㎏급의 인교돈(한국가스공사), 2011년 경주 대회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우승자인 남자 87㎏초과급의 조철호(강원도체육회)에 대한 기대도 크다.

여자부에서는 2011년 경주, 2013년 푸에블라 대회 여자 46㎏급 2연패를 달성한 김소희가 이어 49㎏급으로 올려 세 번째 금메달을 노린다.

2015년 첼랴빈스크 세계대회에 이어 지난해 올림픽 우승으로 '태권 여제'로 우뚝 선 오혜리는 73㎏급으로 체급을 올려 세계대회 2연패 사냥에 나선다.

인천 아시안게임 57㎏급 금메달리스트 이아름(고양시청), 73㎏초과급의 베테랑 안새봄(춘천시청)도 금메달 후보로 전혀 손색없다.

태극전사들은 지난 2월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을 통과한 뒤 3월 초 훈련파트너와 함께 태릉선수촌에 입촌해 강도 높은 담금질을 해왔다.

2013년 푸에블라 대회에서 명예 회복을 이끈 김종기 감독이 다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김 감독은 "푸에블라 대회 때의 성적을 이번 대회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즉, 남녀부 모두 금메달 3개 이상은 챙겨 종합우승을 차지하겠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안방에서 치르는 대회라 이점도 있지만 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다"라면서 "선수들도 편하게 대회를 준비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더욱더 적극적인 경기 운영을 유도하고자 일부 경기 규칙을 손질했다.

몸통 공격의 경우 주먹, 발 공격 모두 1점을 주던 것을 발 공격은 2점으로 배점을 늘렸다.

한 발을 들고서 방어 위주의 소극적인 경기 운영을 해 이른바 '발 펜싱'이라는 비아냥을 불러왔던 모습도 많이 줄어들어들 것으로 보인다.

3초 동안 발을 들고 그냥 서 있거나 상대의 유효한 공격을 막으려 허공에 차는 행위 등을 하면 경고 없이 바로 감점을 준다.

세계태권도연맹(WTF)에 따르면 새 규칙으로 시뮬레이션했더니 평균 득점이 크게 많아졌다.

김종기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근접해서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이 좋아 바뀐 규칙이 유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몸통 공격 점수가 1점일 때는 점수 차가 어느 정도 벌어지면 따라잡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2점으로 늘어나 역전 가능성도 커진 만큼 선수들에게 '끝까지 마음을 놓지도, 포기하지도 말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 2017년 무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출전 국가대표

▲남자= 54㎏급 김태훈(수원시청), 58㎏급 정윤조(경희대), 63㎏급 박지민(인평자동차정보고), 68㎏급 이대훈(한국가스공사), 74㎏급 김훈(삼성에스원), 80㎏급 박용현, 87㎏급 인교돈(이상 한국가스공사), 87㎏초과급 조철호(강원도체육회)

▲여자= 46㎏급 심재영(한국체대), 49㎏급 김소희(한국가스공사), 53㎏급 김민정(한국체대), 57㎏급 이아름(고양시청), 62㎏급 김소희(삼성에스원), 67㎏급 김잔디(용인대), 73㎏급 오혜리, 73㎏초과급 안새봄(이상 춘천시청)

hosu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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