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67주년…콜롬비아 등 참전 3국에 무상원조 '보은'

입력 2017-06-23 10:40  

한국전쟁 67주년…콜롬비아 등 참전 3국에 무상원조 '보은'

콜롬비아 우호재활센터 개소,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후손 지원사업

필리핀엔 2천400억원 원조…봉사단원 870명 파견도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한국은 6.25 전쟁의 폐허를 딛고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뤄 '원조받는'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우뚝섰다. 하지만 16개 참전국 가운데 콜롬비아와 에티오피아, 필리핀 등 3개국은 여전히 국제사회의 원조를 받고 있다. 참전용사들과 그 후손은 궁핍하게 살아간다.

우리 정부의 무상원조 전담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이들 3국의 숭고한 희생정신에 보은(報恩)하는 차원에서 공적 무상원조(ODA) 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콜롬비아는 한국전쟁 당시 중남미 국가로는 유일하게 5천100명의 지상군 1개 대대와 해군 함정 1척을 파견했다. 인천의 금성지구와 경기 연천·강원 철원 전투 에서 혁혁한 전과를 올리는 과정에서 163명이 사망하고 448명이 부상했다.

생존 용사들은 귀국했지만 자국이 내전에 휩싸이면서 다시 전쟁의 비극 속에 놓였고, 남미 역사상 최장기인 53년간 내전을 치르면서 최소 22만 명이 사망하고 5만 명이 실종됐다.

23일 KOICA에 따르면 참전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지난해 8월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 '한-콜롬비아 우호재활센터'를 열었다. 연면적 1만2천487㎡(3천777평), 지상 4층 규모의 센터에는 운동시설, 물리치료시설, 직업훈련과 대중교통 이용 시뮬레이션 등 사회적응 지원시설이 마련됐다.

장봉순 콜롬비아 사무소장은 "한국전쟁 참전용사를 포함해 내전 상이 장병, 상처를 입은 치안 경찰 등이 센터를 이용하고 있으며, 컴퓨터·영어·요가 등의 교육 프로그램, 심리상담과 같은 사회적응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 2013년 경찰 근무 중 화물트럭 전복으로 왼쪽 다리를 잃은 윌마르(30) 씨는 "창업 프로그램, 홈페이지 구축, 오토캐드 프로그램에 참여해 새로운 삶을 설계하는 데 큰 도움을 받고 있다"며 "센터를 지어준 한국 정부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KOICA는 센터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인력 120명을 확충하고, 이들의 역량개발을 위해 한국 초청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지난 5월에 이어 오는 7월 3차 연수를 한다. 또 물리치료·직업훈련·사회복지 분야의 전문 봉사단도 파견해 한국의 발전된 재활 프로그램을 전수하고 있다.




에티오피아는 한국전쟁 당시 황실근위대 6천37명으로 구성된 부대를 파견했고, 강원도 화천·철원·김화 등에서 활약했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추위와 배고픔을 견디면서 200회 이상 전투에서 승리했지만 122명이 숨지고 536명이 다쳤다. 귀국한 용사들은 초반에 영웅으로 존경받았으나 1974년부터 20년 간 사회주의 정권이 집권하면서 재산을 몰수당하고 수도 외곽으로 쫓겨나 지금도 곤궁한 형편이다.

KOICA는 가난을 물려받은 이 나라 참전용사 후손의 자립을 돕는데 적극적으로 나서 지난 2012년부터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후손 직업역량배양사업'을 펼치고 있다.

도영아 에티오피아 사무소장은 "수도 아디스아바바 내 직업훈련원을 리모델링하고 실습기자재를 지원했으며 자동차·용접·배관·건축·전기·봉제·컴퓨터 등 직종별로 기술 전문가를 파견해 교육을 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239명의 수료자를 배출했고, 이들은 100% 취업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참전용사 후손 100명이 교육을 받고 있으며 내년 4월 수료한다.

아시아에서는 가장 먼저 우리나라를 지키겠다고 달려온 필리핀은 전쟁 참전국 가운데 6번째 규모인 7천420명을 파병했다. 이들 중 112명이 전사하고, 16명은 실종됐으며 299명이 부상했다. 이 나라는 전후 복구를 도우려고 한국에 꾸준한 지원을 했다.

신명섭 필리핀 사무소장은 "KOICA는 지난 1991년부터 2016년까지 필리핀에 프로젝트 사업을 비롯해 개발 조사, 물자 지원, 긴급구호, 연수생 초청 등의 사업을 위해 총 2천295억여 원을 지원했다"며 "올해는 153억 6천600만 원을 무상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외봉사 단원도 지금까지 870명을 파견해 자립을 도왔다.




KOICA는 참전국의 아픔을 보듬는 것 외에 전쟁의 잔재를 없애고 재건을 돕기 위한 사업도 펼치고 있다. 베트남과 라오스에서 전개하는 '불발탄 제거 지원 사업'이 그것이다.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군이 매설한 수많은 지뢰, 폭발물로 인해 베트남은 전(全) 국토의 20% 가량이 지뢰·불발탄에 오염됐으며 잔류 불발탄은 80만t으로 현재까지 3.2%만이 제거돼 무고한 농민과 어린이들이 목숨을 잃거나 다치고 있다.

당시 미군의 공격을 받은 라오스도 전 국토의 37% 이상이 오염됐고, 8천만 개의 불발탄이 남아있어 하루에 1명꼴(연간 300명)로 희생자가 발생한다.

KOICA는 지난해 6월 베트남 국방부와 '베트남 지뢰 및 불발탄 통합대응 역량강화 사업'의 협의의사록(R/D)를 체결했으며 2020년까지 범 정부 차원의 총괄 센터(VNMAC)를 건립하기로 했다.

또 2015년부터 라오스 불발탄제거청(NRA), 유엔개발계획(UNDP)과 협력해 수도 비엔티안과 불발탄 오염지역 11개 주에서 제거 지원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총 300만 달러를 투입하는 이 사업은 올해 말까지 지속하며 불발탄으로 인한 희생자 수를 300명에서 75명 이하로 감소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ghw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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