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에 미국서 돌아온 송광사 오불도, 일반에 공개

입력 2017-06-23 14:26  

50년 만에 미국서 돌아온 송광사 오불도, 일반에 공개

도난당했다가 미국서 발견, 소장자 조건 없이 기증

송광사 찾은 미국인 소장자 "오불도, 원래 집으로 돌아와 행복"

(순천=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50여 년 전 도난당했다가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전남 순천 송광사로 돌아온 오불도(五佛圖)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조건 없이 오불도를 기증한 미국인 소장자는 송광사를 찾아 "오불도가 원래 집으로 돌아와 다른 그림과 함께 전시돼 행복하다"며 기뻐했다.






23일 오전 순천 송광사 성보박물관에서 열린 '송광사 불조전 오불도 특별전'에서는 미국에서 돌아온 오불도와 함께 모두 7폭으로 구성된 '오십삼불도(五十三佛圖)'를 모두 선보였다.

송광사 불조전의 '오십삼불도'는 조선시대 후기 화승인 의겸이 1725년 제작한 작품으로 칠불도 1폭, 구불도 2폭, 십삼불도 2폭, 오불도 2폭 등 7폭으로 구성돼 있다.

오불도 2폭은 1969∼1970년 진행된 송광사 불조전 보수공사 과정에서 다른 전각으로 옮겨졌다가 1970년대 초반에 사라졌다.

이 가운데 1폭을 미국인 로버트 마티엘리 씨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골동품점에서 구입해 1985년 미국으로 가져갔으며 1폭은 아직도 행방을 찾지 못했다.

마티엘리씨는 2014년 포틀랜드박물관에 이 그림을 기탁했고, 문화재청과 조계종은 설득 작업 끝에 환수에 성공했다.

이날 일반에 공개된 '오불도'는 부처의 온화한 표정이 그대로 살아 있어 비교적 온전한 상태로 공개됐다.

송광사는 마티엘리씨가 기증한 '오불도' 1폭과 찾지 못한 1폭을 모사한 그림을 포함해 7폭을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했다.

마티엘리씨가 기증한 '오불도'는 인사동 골동품점에서 구입할 때만 해도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구겨져 있었지만, 전문가에 의뢰해 표구까지 마쳐 온전한 모습을 지킬 수 있었다.

조건 없이 '오불도'를 송광사에 기증하기로 한 마티엘리씨는 박물관에 전시된 '오불도'를 한참 동안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구순을 훌쩍 넘긴 나이에 휠체어를 타고 전시장을 찾았지만 '오불도' 앞에서는 자리에서 일어나 작품을 바라봤다.

마티엘리씨는 "오불도가 원래 집으로 돌아와서 기쁘고 다른 그림과 함께 전시돼 행복하다"며 "집에 걸려 있을 때보다 상태가 좋아 관리를 잘해 주신 것 같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고경 성보박물관 관장스님은 "오불도는 불교계가 혼란스러웠던 시기에 유출된 작품인데 우연히 미국에서 발견됐다"며 "작품을 소장했던 분이 한국에 애착이 많았고 조건 없이 기증했다는 점에서 송광사로서는 매우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송광사는 특별전을 기념해 이날 오후에는 마티엘리 씨 부부와 브라이언 페리소 포틀랜드박물관 관장 등을 초청해 '오불도'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었다.

특별전은 10월 8일까지 열리며, 국보로 지정된 '목조삼존불감'(제42호)과 '화엄경변상도'(제314호)도 7월 23일까지 볼 수 있다.

minu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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