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代 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 고향 가는 꿈 이뤘다

입력 2017-06-27 11:55  

'3代 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 고향 가는 꿈 이뤘다

종중 무상 제공 용인 고향 땅에 내달부터 집짓기 공사

용인시 공무원 성금 2천만원 …지역 기업이 설계·건축 재능기부

(용인=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경기도 용인 출신 '3대(代) 독립운동가' 오희옥(91·여) 지사가 여생을 고향에서 보내고 싶다는 꿈을 이루게 됐다.

27일 용인시에 따르면 오 지사의 고향인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죽능리 일대 438㎡ 부지에서 오 지사의 집을 짓는 공사가 다음 달 시작된다.






공사가 차질없이 진행되면 수원시 보훈복지타운 아파트에서 혼자 사는 오 지사는 올 연말이면 고향에 새로 마련한 집에 입주하게 된다.

90세가 넘은 독립운동가가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 것은 오 지사가 올해 제98주년 3·1절을 앞두고 가진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이제는 고향인 용인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한 것이 계기가 됐다.

오 지사는 가족 3대가 용인 원삼에 고향을 둔 독립운동가 출신이다.

할아버지 오인수 의병장은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하다가 일본군에게 잡혀 서대문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르고 나서 만주로 건너가 독립운동을 이어갔다.

아버지 오광선 장군은 1915년 만주로 건너가 신흥무관학교를 졸업하고 대한독립군단 중대장, 광복군 장군으로 활약했다.

만주에서 태어난 오 지사도 10살 어린 나이에 중국 류저우(柳州)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에 입대해 첩보수집과 일본군 내 한국인 사병을 탈출시키는 등 광복군의 일원으로 활동했다.

오 지사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1990년 정부로부터 건국훈장애족장을 받았다.

슬하에 아들 둘, 딸 하나를 둔 오 지사는 현재 수원보훈복지타운 아파트에 혼자 살고 있다.

그는 지난 2월 28일 3·1절을 앞두고 집을 찾아간 연합뉴스 기자에게 독립운동 활동에 관해 이야기하고 나서 "이젠 고향으로 돌아가 살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내비쳤다.

오 지사는 "청년들에게 싼 집도 마련해 주고, 가난한 사람 찾아가 집도 지어주고 하는데, 우리 독립운동가들에게도 고향에서 살만한 조그만 집이라도 마련해 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오 지사의 이런 소망은 용인시 공무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정찬민 용인시장이 "오 지사를 모셔올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보라"고 지시하면서 용인시가 독립운동가 고향 모셔오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다행히 오 지사의 고향인 원삼면의 해주 오씨 종중이 오 지사의 집을 지을 땅을 무상으로 제공했고, 용인 지역 기업인 유원건축사사무소와 세화E&C가 재능기부로 건축과 토목설계를 맡기로 했다.

용인시 공무원들도 십시일반으로 2천133만 원을 모았고, 용인독립운동기념사업회도 후원금 100만 원을 내놓았다.

정찬민 용인시장은 "오 지사가 고향에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성금 모금에 참여한 직원들에게 감사를 드린다"면서 "3대가 독립운동에 헌신한 가문의 역사는 유래를 찾기 힘든 것인 만큼 호국충절의 고장인 용인시의 또 하나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용인시는 이날 해주 오씨 종중에 건축비에 보태라고 성금을 전달했다.

고향에서 여생을 보내고 싶은 꿈을 이루게 된 오 지사는 "고향에 돌아갈 수 있도록 해준 종중과 용인시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면서 "나라를 되찾겠다는 일념 하나로 살아왔고, 고향에서 마지막을 보내고 싶은 남은 꿈이 성사돼 너무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hedgeho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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