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통령-검찰총장 충돌…부패 기소 문제로 날선 공방

입력 2017-06-29 03:58   수정 2017-06-29 09:38

브라질 대통령-검찰총장 충돌…부패 기소 문제로 날선 공방

검찰총장 "누구도 법 위에 있을 수 없어"…대통령 "검찰이 꾸민 드라마"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을 부패혐의로 기소한 것을 두고 테메르 대통령과 호드리구 자노 연방검찰총장 간에 날 선 비난이 오가면서 정국이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테메르 대통령이 연방검찰을 향해 허황한 드라마를 쓰고 있다고 비난하자 자노 총장은 "누구도 법 위에 있을 수 없다"고 즉각 반박하는 등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자노 총장은 "테메르 대통령이 부패행위에 관련됐다는 증거를 충분히 확보했다"면서 "구체적인 증거 없이 기소했다는 테메르 대통령의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자노 총장은 지난 26일 테메르 대통령과 그의 보좌관 출신인 호드리구 호샤 로우리스 전 연방하원의원을 부패혐의로 기소했다.

브라질에서 연방검찰이 현직 대통령을 기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노 총장은 테메르 대통령이 호샤 로우리스 전 의원을 통해 세계 최대 육류 가공회사인 JBS로부터 불법 자금을 받았거나 받기로 약속했다면서, 이들의 행동이 대통령과 연방하원의원의 직무 범위를 크게 벗어났다고 기소 이유를 밝혔다.

연방검찰에 따르면 테메르 대통령은 뇌물 15만2천 달러(약 1억7천만 원)를 챙겼고, 앞으로 9개월간 JBS로부터 1천150만 달러(약 130억7천만 원)를 받으려고 조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자 테메르 대통령은 전날 TV 성명을 통해 "내가 돈을 받았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어디 있느냐"며 자노 총장이 정치적 목적으로 "드라마 줄거리를 짜고 있다"고 비판했다.

테메르 대통령은 이어 "자노 총장의 기소는 법률이 아닌 정치적 요인이 작용해 이뤄진 것"이라며 "고통스러운 경기침체에서 벗어나려 애쓰는 브라질을 마비시키려는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테메르 대통령의 발언은 자신에 대한 정치권 안팎의 사임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테메르 대통령이 현재의 정치적 위기를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여론조사에서 테메르 대통령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7%, 보통 23%, 부정적 69%, 무응답 2%로 나왔다.

테메르 대통령 사임에 찬성하는 의견은 76%였고, 사임 반대는 20%였다.

테메르 대통령이 사임을 거부할 경우 의회가 탄핵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은 81%에 달했다.

fidelis21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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