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특별취재팀 = 이낙연 국무총리는 29일 연합뉴스와 통일부가 공동 개최한 '2017 한반도통일 심포지엄'에서 축사를 통해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와 공조하면서 북한이 합리적인 선택을 하도록 압박하고 유도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축사 전문.
『계절은 바뀌고 날씨도 개었다 흐리기를 반복하지만, 한반도는 기나긴 겨울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가장 강력한 제재와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의 가장 든든한 이웃, 중국의 설득도, 압박도,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지속적인 대화 타진에도 북한은 요지부동입니다.
북한은 오로지 핵무기와 미사일을 고도화하면서 전례 없이 빈번하게 도발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런 북한을 향해 국제사회는 제재와 압박을 꾸준히 강화해 왔습니다. 미국 정부는 최강의 독자 대북제재안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안을 계속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에서 우리의 선택은 어때야 하는지를, 수많은 국민이 고민하며 묻고, 또 묻습니다. 오늘의 심포지엄이 그런 국민의 질문에 설득력 있게 응답해 주시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해마다 6월이 오면, 우리는 전쟁과 평화를 함께 생각합니다. 6·25 한국전쟁과 6·15 남북정상회담을 함께 떠올리는 것입니다.
전쟁과 평화를 함께 상기하는 것은 지금 한국의 모순이자 고민이지만, 실낱같은 희망이기도 합니다.
다만 작금의 한반도는 긴장이 평화를 압도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북한의 위험한 핵무장과 무모한 군사도발이 그렇게 만들고 있습니다.
남북한의 지도자 사이에도 극적인 비대칭이 현실화됐습니다.
북한에서는 6·25를 일으켰던 장본인의 손자가 최고권좌에 올랐습니다. 북한의 새 지도자는 그의 아버지나 할아버지보다 더 예측하기 어려운 리더십으로, 더 위험한 군사도발을, 더 빈번히 자행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6.25의 고통 속에서 북한을 탈출한 피란민의 아들이 대통령에 올랐습니다. 한국의 새 지도자는 남북화해협력을 중시하는 가치관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한편으로 몹시 도발적인 북한 지도자를 상대하면서, 동시에 북한을 더 압박하는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추도록 더 강력히 요구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남북한의 비대칭이 한반도의 운명에 어떤 작용을 할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선택 폭이 몹시 제한적이라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제 곧 미국 워싱턴에서는 한미 정상이 만나게 됩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한미동맹의 견고함을 재확인할 것입니다. 그런 신뢰를 바탕으로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와 공조하면서 북한이 합리적인 선택을 하도록 압박하고 유도해 갈 것입니다.
오늘 심포지엄의 제목이 '새 정부 출범과 한반도 평화통일 비전'입니다. 현재 상황만 보면 그 비전이 보일지 의문스럽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있습니다. 북한 지도자의 의도가 무엇이든, 핵무장은 북한의 안전도, 번영도 보장하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지금 북한은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여러 차례의 남북합의 같은 역사적 성과를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리며, 스스로 고립과 자멸의 길로 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통일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통일의 상대는 북한입니다. 통일로 가는 길은 기나긴 장거리 경주와 같습니다. 이 경주는 두 동반자와 함께 달려야 합니다. 동반자의 하나는 위험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북한이고, 또 하나는 부족해지기 쉬운 우리의 인내심입니다. 우리는 질기게 인내해야 합니다. 분단 후 남북의 정상이 처음 만나는 데만도 반세기 이상의 세월이 필요하지 않았습니까.
정부가 할 일은 어렵고 무겁습니다.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이라는 국제사회의 노력과 공조해야 합니다. 동시에 북한과의 대화의 끈도 놓쳐서는 안 됩니다. 북한이 합리적인 선택으로 언젠가 변화와 개방의 큰 걸음을 내딛도록 속도를 지혜롭게 조절하며, 최적의 대응을 해나가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는 그렇게 할 것입니다.
북한이 합리적 선택을 하도록, 그리고 남북관계가 교착에서 벗어나 공동 번영과 평화의 길로 접어들도록 '2017 한반도통일 심포지엄'이 창의적 지혜를 내놓기를 기대합니다.
다시 한 번 이런 훌륭한 심포지엄을 열어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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