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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크림합병 계기, 우크라이나서 "핵 재무장론" 솔솔

입력 2017-07-05 07:02  

러' 크림합병 계기, 우크라이나서 "핵 재무장론" 솔솔

핵재무장 표방 야당, NPT탈퇴법 의회 제출

정부 관계자·전문가들, 야당의 '선거용 구호'…현실성 없다 비판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옛 소련 공화국 시절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 3위 핵보유국이었던 우크라이나에서 핵 재무장론이 다시 나오고 있다.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이 핵 재무장론이 다시 나오는 배경이다. 친러시아파 무장세력이 동부 지역 점거를 계속하고 있는 것도 핵 억지력 보유론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그해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핵보유국 지위회복"에 찬성하는 의견이 절반에 달해 반대를 크게 앞질렀다. 핵무장 용인을 표방한 정당도 등장했다.

러시아에 반대하는 민족파 야당인 급진당 의원은 작년 12월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요구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핵 비보유국으로 NPT 가입을 규정한 1994년 "NPT 가입법"을 철회하고 핵보유국으로서의 이전 권리를 회복할 것을 주장하는 내용이다.

법안 제출을 주도한 빅토르 호프크 의원(55)은 아사히(朝日)신문에 NPT 탈퇴와 핵무장을 내비침으로써 미국 등으로부터 최신 무기지원을 받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NPT 탈퇴는 최종 수단"이라고 한다.




우크라이나는 미국 "핵우산"에 들어있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미가입국이지만 올해 2월 실시한 여론조사에는 가입을 지지하는 의견이 절반을 넘었다. 호프크 의원의 주장은 나토 가입을 원하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여론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는 1991년 옛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직후 핵폭탄 약 5천 발과 대륙간탄도탄 170기 이상을 보유한 세계 3위의 핵보유국이었다. 그러나 핵보유국인 미국, 영국과 러시아가 1994년 "부다페스트 각서"를 채택하면서 우크라이나의 독립과 영토보전을 약속하자 핵무기를 포기했다. 핵미사일과 시설은 미국 주도로 폐기됐다. 핵폭탄에 들어있던 핵물질은 러시아로 보내졌다.

수도 키예프 남쪽 300㎞ 지점 페르포마이스크 외곽에 있는 전략핵 미사일 기지는 현재는 박물관으로 일반에 공개되고 있다.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핵무기 발사 지령소는 30m 지하에 자리하고 있다. 직경 3.3m의 강철제 통 안에 들어있다. 통은 길이 33m, 직경 6m의 콘크리트 구조물에 둘러싸여 있다. 핵 공격에 견딜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냉전 시대에는 장교 2명이 6시간 교대로 이곳에서 근무했다. 옛 소련 수도 모스크바에서 지령이 내려오면 발사 코드를 입력하고 각각 열쇠를 발사장치에 꽂은 후 2명이 동시에 발사 버튼을 누른다. 그러면 8초 후에 지하 격납고 문이 열리면서 탑재된 대륙간탄도미사일 'SS24'가 날아가게 돼 있다. "어디로 날아가는지 우리는 모른다. 다만 1만㎞ 이상인 비거리로 보아 미국을 조준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고 한다.

발사 버튼을 누른다는 건 제3차 세계대전 발발을 의미한다. 이 기지도 적의 공격을 받게 된다. 밀폐된 공간에는 공기와 물 등도 준비돼 있다. 몇 명이 45일간 생존할 수 있는 설비와 물자가 갖춰져 있었다. 그렇지만 이들을 "구원하러 온다는 건 생각할 수 없기 때문에 그것으로 끝"이다.

우크라이나는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고 있는 핵무기금지조약 협상에 참가하지 않고 있다. 핵무기 금지를 촉구하는 움직임에 냉담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정부 고위간부의 정치고문은 급진당의 주장은 "온당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핵무기를 포기함으로써 얻은 신뢰 덕분에 원자력발전용 핵연료를 손에 넣고 체르노빌 원전사고 처리 등에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았다. 이는 현실적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포로셴코 정부가 갑자기 핵무장으로 기울 가능성은 낮다.

전문가들도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핵 문제 분석가인 올리거 코샤르나(61)는 "우리에게는 전에도 핵무장 기술이 없었다. 미사일도 (관리는) 전부 모스크바서 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에는 우라늄 농축설비가 없다. 핵폭탄을 제조할 시설도 없다. 코샤르나는 "정치가가 핵무장을 주장하는 건 선거용이다. 핵무장을 하면 러시아와 (사실상) 전쟁상태인 우크라이나는 다른 나라의 지지를 잃고 말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lhy5018@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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