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전후 피란민 구한 獨의료지원단 만나…"영원히 감사"(종합)

입력 2017-07-06 01:35  

文대통령, 전후 피란민 구한 獨의료지원단 만나…"영원히 감사"(종합)

유일한 생존자 칼 하우저씨 내외에 표창장…"숭고한 헌신 잊지 않아"

"獨 적십자병원 있던 부산이 제가 자란 곳"…개인적 인연 강조

"김대중 구명운동·5.18 세계에 알린 독일은 한국에 고마운 나라"

(베를린=연합뉴스) 노효동 기자 = 독일을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5일(이하 현지시간) 6·25 전쟁 직후 한국에 파견됐던 독일 의료지원단 단원과 후손, 독일 적십자사 관계자 등을 만나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베를린 시내 호텔에서 열린 행사에는 독일 의료지원단의 엔지니어로 활동했고 현재 유일한 생존자로 확인된 칼 하우저씨 내외와 부부 의료지원단원의 아들 안드레이스 숍과 딸 앙겔리카 숍씨가 나왔다.

또 의료지원단원이었던 알프레드 파프 박사의 미망인인 일제 파프 여사와 작년 타계한 수간호사 샤롯데 코흐 수녀를 돌본 헬가 슈마허 수녀원장과 독일 적십자사 폴크마 쉔 부총재 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참석자들을 일일이 만나 "한국이 어려웠던 시기에 숭고한 헌신과 인도적 활동으로 큰 도움을 줬다"며 감사인사를 한 뒤 별도로 준비한 선물을 전달했다. 또 과거 의료지원단 활동 사진들을 둘러보고는 독일어로 '당신의 도움을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한글로 '문재인 김정숙'이라고 서명했다.

문 대통령은 참석자들 가운데 지난해 별세한 코흐 수녀를 돌봤던 슈마허 수녀원장에게 "수녀님 노후를 돌봐드렸다고 하던데, 언제쯤 세상을 떠나셨느냐"고 물었고 이에 슈마허 원장이 "작년에 돌아가셨다"고 하자 "제가 조금 더 일찍 왔더라면 좋았을 텐데요"라며 아쉬워했다.

문 대통령은 또 의료지원단원 중 유일한 생존자인 하우저씨 내외 쪽으로 이동해 "정정하시다"라며 안부를 묻고는 "더 생존자가 있는지 알고 싶다. 선생님 덕분에 그래도 이 병원의 역사가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생존자를 더 찾으면 잘 모시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하우저씨는 "두어 분 더 생존자를 알고 있지만 한 분은 건강이 안좋고, 다른 한 분은 치매에 걸렸다"고 전했다. 그는 "60여년전 부산에서의 5년을 그 어느 때보다 가장 뿌듯한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으며 오늘날 발전된 한국 소식을 접할 때마다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하고, 당시 병원에서 외과의사를 지낸 한 독일 의사가 독일어로 쓴, 'PUSAN'이라고 적힌 책을 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하우저씨에게 최고의 존경과 감사의 뜻을 표하는 의미에서 표창장을 수여하고 의료지원단과 가족들에게 한국을 방문해달라고 초청했다.






문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독일 의료지원단의 활동은 양국간 우호협력과 신뢰의 상징이자 양국 역사의 일부"라고 평가하면서 "한국 국민들은 그분들의 희생과 봉사정신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부산 독일적십자병원이 있던 부산이 제가 자란 곳"이라며 "그 병원이 떠난 후에 그 자리에 부산여고라는 명문여고가 들어왔는데, 제 여동생이 그 학교를 나왔다"며 사적인 인연을 강조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독일 적십자병원 의료지원 활동은 그동안 많이 잊혀져 있었다"며 "사실 의료지원단 파견은 6.25 전쟁 도중에 결정된 것이고, 준비단계 때문에 전쟁 끝난 이후에 당시 임시수도였던 부산에 적십자병원이 설립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그런 역사를 보면 독일은 6.25 전쟁 중에 의료지원으로 참전한 국가 중 하나인데 우리가 그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다"며 "다행히 최근에 하우저 선생님과 독일 적십자사 자료를 통해 이 역사가 알려지게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독일은 정말 우리 한국에게 고마운 나라"라며 "옛날 김대중 대통령이 독재정권시절 사형선고를 받았을 때 구명운동을 하기도 하고, 또 광주 5.18 민주화운동을 세계에 가장 먼저 알려주고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도 큰 도움을 줬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독일은 한국처럼 전쟁의 고통도 겪고 분단의 경험도 함께 겪었지만 이제는 그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된 나라를 이뤘고, 그 힘으로 유럽통합을 이끄는 주역이 됐다"며 "우리나라는 독일로부터 아주 배울 점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폴크마 쉔 독일적십자사 부총재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이 구호활동을 할 수 있던 첫 번째 케이스가 부산병원이었다"며 "저희가 일할 수 있도록 부산으로 불러 준 그때 당시 한국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는 한국전쟁 당시인 1953년 4월 연합군 지원 목적으로 의료지원단 파견을 결정했으며, 준비기간을 거쳐 1954년 5월부터 1959년 3월까지 연인원 117명의 의료진을 파견, 한국 의료진과 함께 의료활동을 전개했다. 이에 따라 25만여 명의 한국 국민들이 치료를 받고 6천여명이 출산 지원을 받았다.

rh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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